남을 돕는 일은 말로는 참 쉬운데 행동으로 옮기기가 어렵죠. 하다못해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일도 얼마나 내적 갈등이 생기는지요. 날이 추워지면서 다른 이의 도움과 관심이 필요한 분들이 많이 보여요. 저는 눈치만 보고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데, 계절을 가리지 않고 늘 한 결 같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봉사왕이 있다고 해서 소개해 보려고 해요.
현재 구미세관에 근무 중이신 김성득 반장님이 오늘의 주인공이에요. 이웃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게 신념이라고 하셔요. 총 2870회에 걸쳐, 12,035시간에 이르는 시간만큼 많은 봉사활동을 하셨고, 누적 후원금의 총액이 109,348,580원이나 됩니다! 이 분, 정말 아낌없이 나누신 분.
김성득 반장님이 이렇게 봉사의 길을 걷게 된 사연도 특별합니다. 일찍 부모님을 여읜 채 바쁘게 살아오던 반장님. 일을 하면서 형편은 나아졌지만 점점 부모님을 그리는 마음이 커졌다고 해요. 그래서 2007년, 혼자 살고 거동이 어려운 이들을 도와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실천에 옮기게 되었다고 하네요.
24시간을 꼬박 근무한 다음 날은 쉴 수 있는데도, 어르신들 목욕과 발달장애아동 수영지도 등으로 시간을 보내셨어요. 뿐만 아니라 어르신들 이동식 목욕 및 식사 도움, 생일인 노인들에게 축하 케이크도 전달해주는 것부터 복지시설을 비롯한 단체 3곳에 재정 후원, 사랑의 도시락 전달,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에게 참고서・학비 지원 등 넓은 범위의 봉사를 실천하는 중이에요. 여기까지도 대단하고 놀라운데 글쎄, ‘봉사를 하면할수록 더 도와주지 못한 아쉬움이 항상 남는다’라는 말까지 하셨다고 합니다.
근무일을 빼고는 봉사로 거의 집을 비우지만 그런 김 반장님을 응원하고 이해하는 가족들 덕분에 마음 편히 남을 도울 수 있다고 하시는데요. 이런 지지에 힘입어 2011년에는 ‘제1회 정재문 사회복지상’ 수상, 2013년에는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을 받으셨대요. 그리고 이번 12월엔 ‘공무원 재능나눔‧자원봉사 우수사례’에서 최우수상을 받게 되신다고 합니다. 축하드려요~ 짝짝짝!
‘봉사’란 어려운 시절을 견뎌내고 얻어낸 위대한 유산이며, 힘든 이의 입장을 잘 알기에 나의 운명이나 마찬가지라는 김성득 반장님. 더불어 봉사는 어려운 게 아니고 열정만 있으면 누구든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본인을 겸손히 낮추셨어요.
날이 추워진 대신에 이런 훈훈한 소식이 왔네요. 봉사왕의 기운을 받아서, 오늘 집에 가는 길엔 지하철 역 앞 구세군 냄비에 적은 금액이라도 넣어보겠어요. 더 나아가 내년엔 소외계층을 위한 연탄 나르기에도 도전해 봐야겠어요. 살 맛 나는 세상은 작은 실천부터 시작되는 거겠죠?
기사 제공 : 대구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