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정책기자단 C-STAR는 지난 7월, 우리나라 최대항만인 부산항을 책임지는 부산본부세관을 찾아 워크숍을 하고 왔습니다. 뜨거운 여름 바다와 맞서 해안국경을 책임지는 부산본부세관을 둘러볼 수 있고, 한동안 만나지 못 했던 기자단이 만나 함께하는 워크숍이라는 생각에 떠나기 전부터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부산본부세관 내 감시종합상황실에 올라가 4곳으로 나누어진 부산항의 특징과 앞으로의 미래비전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으로 워크숍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감시종합상황실에서 부산항을 내려다보며 세관의 주요업무를 파악했는데요. 특히 감시정을 타고 진행된 정찰 체험으로 특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너무 뜨거운 날씨에 해수면이 상승해 생긴 바다안개라는 복병이 방금 전까지 보이던 사물을 감춰버리는 놀라운 자연현상을 직접 경험했어요. 덕분에 예정된 정찰코스를 다 돌 수 없었지요. 돌아서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변화무쌍한 자연 속에서의 관세행정관들의 업무환경이 순탄치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의미가 있었습니다.
서울본부세관에서 세관박물관을 체험하고 놀란 적이 있는데, 부산본부세관에도 세관박물관이 있었습니다. 이용득 관장님과 함께 부산세관의 역사를 들으며 쭉 돌아보았습니다.
특히 부산세관의 영문표기명을 통해 대한민국의 아픈 근대사를 더듬었던 것이 기억에 남네요. 무역은 힘의 논리에 의해 좌우되는 것들 중 단연 으뜸이죠. 어느 나라가 무역의 패권을 쥐고 있느냐에 따라 바뀌었던 부산이라는 영문의 첫이니셜의 변화. 지금도 끊임없이 진행되는 FTA협정의 유리한 고지를 위한 각국의 보이지 않는 힘의 전쟁이 진행 중입니다.
그렇게 관장님의 설명에 푹 빠져 세관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나니 관세청 워크숍의 본 모습이 드러나더라고요. 관세청 워크숍은 극기훈련과 버금가는 수준으로, 한 번 다녀오면 그 후유증이 어마무시합니다. 설마 그 정도겠나, 하고 의심하는 분도 있겠지만 무엇을 생각하든 그 이상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전해 받은 미션지와 함께 다시 세관박물관을 역주행하면서 박물관 속에 숨은 미션을 하나하나 클리어 하고 나니 가방도 지갑도 모두 뺏긴 채로 낯선 부산에 던져졌답니다. 그나마 핸드폰과 조금의 여비를 준 건만으로도 감사했죠.
종이 한 장에 적힌 “미숙씨를 찾아” 거리로 나선 4개 조의 조원들은 주어진 여비만으로 미션장소인 감천문화마을로 떠나야 했는데, 시작부터가 난관이었어요. 저희 조는 하필 만 원에 당첨이 되어버렸거든요. 운이 좋아 여비를 두둑히 챙긴 조는 편하게 많은 곳을 돌았을 테고, 우리 조처럼 여비가 빈약한 조는 허리띠를 졸라매며 대중교통으로 주요한 포인트만 찍고 왔지요.
만 원의 행복도 아니고 6명이 만 원 한 장을 들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는데, 교통카드가 아니니 환승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내려야 할 곳을 찾아 우왕좌왕했습니다. 다행히 따뜻한 부산시민들의 도움으로 가장 덜 걸을 수 있는 정류장에서 내릴 수 있었답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비 오듯이 흐르는 뜨거운 태양 아래서 동영상에 넣을 영상의 길이, 컨셉, 박자를 맞춰가면서 다양한 의견도 나눴죠. 어디에 숨어 있는지도 모르는 미숙 씨도 찾으면서, 다음 날 아침까지 만들어야 할 관세가 뮤직비디오의 소스를 만드는 작업도 해야 하는 벅찬 상황이었지만 힘들수록 견고해진다고 했나요? 다른 조보다는 출발 속도도 느렸고, 미션 수행에도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서로 격려하면서 최고의 영상을 만들기 위해 장면마다 집중하였습니다. 우리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처럼 힘든 상황을 이미 워크숍의 일부로 여기며 즐기고 있었답니다.
문득, 언젠가부터 쓸 일이 없어진 작은 지하철표를 받아들었을 때 저와 다른 세대의 대학생 기자들이 지금 부산에서의 같은 시간 속에서 추억을 공유하며 또 새로운 추억을 함께 쌓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어느 새 중년이 된 일반부 기자들이 20대의 푸릇한 대학생 기자들에게는 그리 편한 대상은 아니었을 거예요.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관세청 워크숍은 늘 엄청난 체력과 지구력은 물론 단합력을 요하는 프로그램이 배정돼 있습니다. 이 나이에 이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싶을 정도의 프로그램 앞에서, 일반부와 대학부가 함께할 수 있을까?란 의문점도 고개를 들고는 하죠.
공감대도, 가치관도 다르지만 관세청 정책기자단이라는 이름으로 매번 같이 숨이 턱까지 차오를 만큼 미션을 수행하는 것은, 우리사회의 부족한 소통이란 가치를 함께 채우며 기자단 활동을 조화롭게 만들어가기 위한 특훈이 아닐까요?
<관세가동영상>
관세박물관에서 시작되어 관세가 동영상으로 마무리가 된 이번 관세청 워크숍! 정책기자단은 함께 만든 노력의 시간을 교환하여 꺼내볼 수 있는 추억이라는 결과 값을 도출했습니다. 먼 나중이 되어서도 이 날의 추억을 떠올릴, 밤하늘을 수놓은 수많은 별들 같은 꿈을 꾸고 갑니다.
"관세청 C-STAR 여러분, 하반기 활동도 힘차게 시작해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