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에 세무조사가 있듯이, 관세청에는 관세조사가 있답니다. 관세조사, 아무래도 생소한 개념이지요? 그래서 관세청 정책기자단이서울본부세관 5심사관실을 방문하여 기업심사, 그리고 그 중에서도 법인심사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관세청은 신고납부제도를 도입하여, 통관 이후에 신고 내용 검증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사후심사제도(Post Clearance Audit)라고 합니다. 통관 후 기업심사는 통관적법성 전반에 대하여 기업단위로 적정성을 확인하는 절차인데, 주요 심사항목에 관세평가(과세가격), 품목분류(관세율), 관세환급, 외국환거래의 적정성, 원산지표시 및 통관적법성등이 있습니다.
AEO공인업체는 5년 주기로 종합심사를 하고 있고, 비(非) AEO 업체는 법인심사와 기획심사두 방법으로 나누어 심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기 법인심사 대상 기업의 선정기준은 어떤 것일까요?
법인심사대상 기업군은수입규모가 최근 2년간 연평균 수입액 3천만 불 이상 업체들입니다. 이 기업들에 대해서는 4년 내지 5년 주기 심사를 원칙으로 하지만, 업체 특성이나 과거 심사이력에 따라 심사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법인심사 대상 선정은 새로운 위험 동향과 심사 수요를 반영하기 위해 '법인심사대상 선정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후에 세관에 배정됩니다.
이와 달리 기획심사는 심사관실에서 정보를 분석하여혐의가 의심되는 기업이 있다면 심의위원회에 회부하는 방식으로, 법인심사와는 다른 방향으로 업체 선정이 이루어집니다.
심사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실지심사(방문심사)를 원칙으로 하되 서류만으로 목적이 달성되는 경우 서면심사를 실시합니다.
우선, 관세조사 대상 업체에는 관세조사 개시 10일 전에 '기업심사 통지서'가 송부됩니다. 실지심사는 20일 이내의 기간 동안 실시되며, 세관장은 필요 시에 심사기간을 20일 내에서 연장할 수 있습니다.
기업심사에서는 세액의 적정성뿐 아니라 수출입 관련 의무이행과 관련하여 과세가격, 원산지표시, 외환검사, 관세환급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통합하여 심사합니다. 심사가 종료되면 추징이나 처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오류 원인을 찾아 개선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제공합니다. 관세조사 결과에 대해 처분심의위원회에서 심의 확정된 처분에 대해 해당 업체에게 관세조사 결과를 통지하는데, 이에 이의가 있는 경우 30일 이내에 '과세전적부심사' 청구가 가능합니다. 관세조사 결과 통지일로부터 30일 뒤 납세고지서가 발부됩니다. 고지내용에 이의가 있는 경우 90일 이내에 이의신청, 심사청구, 심판청구 등 불복청구가 가능합니다.
법인심사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관세행정관님들과 간단한 인터뷰를 할 수 있었습니다.
Q. 고지서가 발부되었는데 당장 그 금액을 부담할 수 없거나 납득이 안 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성실기업임이 입증되었거나, 수입액이 일정 이상이거나, 중소기업 특례를 받고 있는 등의 기업들에 한해서 세액 분할납부가 가능합니다. 한 번 고지서가 나간 것은 취소가 어렵기 때문에 고지 내용이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는 쟁송이나 소송을 신청하면 됩니다. 이를 납세자 권리 구제 제도라고 부르는데요. 권리 구제 제도에는 사전 구제제도와 사후 구제제도가 있습니다.
사전 구제제도는 과세전적부검사라고 해서, 과세 전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세관장은 결정기관이 결정을 내릴 때까지 경정 및 고지를 유예할 수 있게 되고요. 사후에는 앞서 말씀 드린 것과 같이 행정심판이나 사법심판으로 불복청구를 하는 경우입니다. 이는 처분 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Q. 하나의 기업을 심사하는 데 기간이 얼마나 소요되나요?
A. 보통 짧으면 3개월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자료를 본다거나, 심사를 하는 데 걸리는 시간 외에도 심사 처분 위원회에서 추징 세액이 합당한지에 대해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3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됩니다.
Q. 결과 통지는 문제가 발견 된 기업에게만 하는 건가요?
A. 결과는 심사했던 기업 전부에게 통지됩니다. 문제가 있어도, 없어도 전부 결과를 통지 받게 됩니다.
Q. 심사 항목이 여러 가지가 있던데, 그 중 가장 많이 적발되는 항목은 무엇인가요?
A. 과세가격에서 가장 많이 적발됩니다. 정상가격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수입신고 하거나, 수입자와 수출자간의 특수관계를 이용하여 일반적인 경우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가격을 설정함으로써 과세가격을 낮게 신고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Q. 조사가 종료될 때 '컨설팅'을 제공한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A. 문제가 발견된 경우에는 보통 기업 내에서 자체적으로 관세사에게 컨설팅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관세청에서도 컨설팅을 제공합니다. 현재 발견된 문제에 대해서 향후에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업체 스스로 자발적인 법규 준수 기반을 제고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공합니다. 기업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Q. 심사를 할 때 힘든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A. 실지심사를 나가면 지방으로 내려가서 심사를 해야 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든 게 좀 있습니다. 업체들도 이제 심사에 익숙해지고 잘 알기 때문에 예전보다는 수월해진 면이 있지만, 자료제출을 요청했음에도 자료가 미비하거나 제출이 늦어지는 경우에는 심사 진행에 조금 어려움이 생길 수 있겠죠.
인터뷰에 응해주신 제 5심사관실 관세행정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나라는 신고납부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보니 신고 내용이 적절한지에 대한 심사가 반드시 필요할 것 같습니다. 혐의가 의심되어 수시로 나가는 기획심사도, 특정 조건에 맞는 기업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법인심사도, 그리고 AEO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종합심사도 모두 중요하겠지요.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성실하게 수출입통관을 이행하고 정직하게 신고하기를 바랍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