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8일 금요일 낮 12시에 서울세관 10층에서 기자단 모임이 있었습니다.
LG 디스플레이 보세공장에 가기 전 보세공장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서였는데요. 멀게 느껴졌던 보세제도나 보세공장에 대해 관세청 수출입물류과의 박채성 관세행정관님께서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보세가공제도'는 외국물품 또는 외국물품과 내국물품을 원료로 하거나 재료로 하여 제조, 가공, 기타 이와 유사한 작업을 하기 위한 보세구역을 지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관세법 제185조를 근거로 하여 가공무역진흥을 위해 시행되고 있습니다. 1949년 11월에 처음 제정되었고, 최근에 보세공장 고시가 개정된 바 있습니다.
보세공장의 수출액은 약 1,672억 달러로,지난해 기준 전체 수출액의 31.8%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보세공장은 현재 약 175개가 운영이 되고 있고 업종별로는 반도체, 기계, LCD, 조선 순으로 많았습니다.
보세공장 특허 대상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외국물품 또는 외국물품과 내국물품을 원료로 하여 수출하는 물품을 제조, 가공하거나 수리, 조립, 포장 등 기타 유사한 작업을 목적으로 하는 공장
2. 수입을 목적으로 하는 물품을 제조, 가공하는 공장
특허 요건은 크게 인적 요건, 관리 요건, 시설 요건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인적 요건으로는 관세법 제 175조 운영인의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아야 합니다.
(출처 : 국가법령정보포털)
관리 요건으로는 보세화물 관리를 위하여 1인 이상의 보세사를 반드시 채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물품관리체계 확립 및 물품관리를 위한 시스템(ERP 등)을 구비해야 합니다. 원자재 등의 부정유출 우려가 없고 보세작업 감시, 감독에 지장이 없어야 하며 물품관리 및 기록 보관의 의무가 있습니다.
해외에서 들여온 원재료들은 수입통관 시 사용신고를 해야 하고, 국내 원재료들은 타 보세공장에서 온 경우에는반출/반입신고를 해야합니다. 외주 임가공의 경우 세관에 장외작업신고를 해야한다고 합니다. 완성품이 해외로 나가면 수출신고를 하면서 관세납부의무가 해제됩니다. 국내 타 보세공장으로 반출하는 경우 관세납부의무가 해제되고, 국내에 판매목적으로 들어오는 경우 수입신고를 하고 관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잉여물품은 폐기신고를 하면서 관세납부의무가 해제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40년만에 보세공장 규제혁신이 이루어졌는데요.
먼저, 기존에 결합/소모되지 않은 물품은 원재료로 인정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제조과정에 필수적인 물품들은 원재료로 인정됩니다. IT·BT 신수출산업 지원을 위해 원재료 범위를 확대하여 바이오 산업과 반도체 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두 번째, 중공업 외주작업절차 간소화의 일환으로 외주작업장간 물품 이동이 가능해졌습니다.추가로, 외주작업 개별허가가 1년간 유지되었던 것이 일괄허가제로 바뀌면서 기간도 2년으로 늘어났습니다.
세 번째, 작업공간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 일시보관기간 및 운송기간이 확대되었습니다. 보세공장 외 일시 보관기간은 2년에서 3년으로 연장되고, 일시 보관장소 운송기간은 기존 7일이었던 것이 지금은 폐지되었습니다.
네 번째, 해외 가공 완제품 및 연구소 사용물품 직접 반입을 허용했습니다.OLED와 같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용 수입 원재료가 보세공장 직접 반입대상 물품에서 제외되어 어려움을 겪던 기업들이 있었는데요. 이번 개정을 통해 연구소 물품 신속 통관으로 연구 및 개발에 즉시 투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섯 번째, 기존에는 신고건별 심사수리제였다면, 이제는 성실업체들이 적시생산을 할 수 있도록 자동수리를 지원합니다.
마지막으로, 불필요한 이중규제를 철폐하였습니다.원재료 허가 승인 및 성분 분석 검사를 생략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보세공장제도 규제혁신을 통해 매출 증대 9,266억 원, 비용 절감 1,400억 원등 총 1조 666억원의 경제적 기대 효과와 2,69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설명을 다 듣고 난 뒤, 파주에 위치한 LG 디스플레이 보세공장으로 이동했습니다.
LG 디스플레이 공장은 그 크기가 정말 대단했는데요. 기자단들이 있던 사무동도 굉장히 크다고 생각했는데, 생산건물들은 몇 배로 크더라고요. 직원들을 위한 기숙사까지 있다고 합니다. 주차되어있는 차들만 봐도 직원과 공장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습니다.
회의실에 들어가 보세사님께 보세공장에 대한 설명을 다시 한 번 들었습니다. 서울세관에서 들은 내용 덕분인지 내용이 쉽게 귀에 들어왔습니다.
파주 공장은 사무동을 제외하고 모든 건물이 보세구역입니다. 따라서 회사 안에서 어떤 물건이든 가지고 나가려면 세관에서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회사 내 수출입지원팀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LG 디스플레이는 물품관리시스템(ERP)이 굉장히 잘 되어있어서 실제로 타 기업에서 많이 벤치마킹 하고 있다고 해요. 시스템 연계 방식은 화물 정보가 들어오면, LG 디스플레이 ERP나 AEO PORTAL을 통해서 관세청 UNI-PASS, 관세사사무소로 자료를 보내는 방식입니다. ERP BONDED FACTORY MODULE이라고 해서, 보세수출과 반출입, 장외작업과 불량품 등을 모두 시스템에서 관리한다고 합니다.
설명을 모두 듣고, LG 디스플레이 전시관으로 향했습니다. 전시관 초입에는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장면이 보이는 스크린이 있었습니다. 들어오자마자 몇 걸음만에 화면이 바뀌어서 굉장히 놀랐어요.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나중에 이 기술이 적용된 TV가 상용화된다면 언니랑 채널때문에 싸울 일은 없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반대쪽에는 시대별로 디스플레이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문을 여닫을 수 있던 17인치 모노크롬, 14인치 컬러, 29인치 플랫, 42인치 LCD, 55인치 OLED TV까지 모두 있었습니다.
LCD는 유리판 뒤에 색을 내는 판이 여러 장 들어가있는데, OLED는 입자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낸다고 합니다. OLED 텔레비전은 더욱 선명하고 밝게 볼 수 있을 뿐더러 두께도 더 얇겠지요!
저는 LG 디스플레이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입니다. 투명 디스플레이나 휘는 디스플레이는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있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처음 LG에서 G-FLEX가 나왔을 때 정말 신기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미래 디스플레이 섹션에서는 디스플레이화된 창문과 냉장고 문 등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꼭 사고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냉장고 내부가 보이면 청소하기 힘들다는 말을 듣고 생각을 접었습니다. 그리고 3D화면 체험을 마지막으로 전시관을 나왔습니다.
이 날은 공장을 실제로 둘러볼 수 있는 기회도 있었습니다. 디스플레이 판은 굉장히 얇아서, 사람 손으로 들면 깨지기 때문에 모든 공정이 기계로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디스플레이 판의 재료는 구리였는데요. 구리는 굉장히 녹이 잘 스는 재질이 때문에 더더욱 관리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파주 LG 디스플레이 공장에 있는 동안 잠시 미래에 다녀온 기분이었습니다. 언젠간 여기 있는 모든 제품들이 상용화되는 날이 오겠지요? 제 창문을 디스플레이 창문으로 바꾸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