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2일, 인천본부세관에서 '희망 디자인 축제'가 열려 다녀왔습니다. 이 행사는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위조상표 신발을 화주의 승인을 얻어 상표를 제거하고 예쁘게 꾸민 뒤 개발도상국에 기증하는 좋은 행사입니다.
간단히 설명을 들은 후 신발 업사이클링 체험을 했습니다. 업사이클링이란, 재활용품에 새로운 디자인을 입혀 새롭게 탄생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짝퉁 신발에 붙은 상표를 떼고 예쁘게 꾸미는 작업이었는데요. 저 말고도 청소년들을 비롯해 약 2천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고 해요.
모두의 손으로 새롭게 태어난 2만여 족의 신발은 베트남 문화·경제 교류단체 코베카(KOVECA)를 통해 베트남 청소년들에게 전달된다고 합니다!
유명 신발 브랜드 탐스(TOMS)의 짝퉁 상품입니다. 겉보기엔 진품인지 가품인지 잘 알 수 없을 정도였어요. 과감히 상표는 제거하도록 하겠습니다.
신발 상표제거에도 방법이 있는데요. 쪽가위로 신발 옆쪽의 상표를 제거하고 뒤쪽에 단단하게 박음질된 네모난 상표도 없애줘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신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깔끔하게 뜯게 되더라고요.
가위로 매듭부분을 하나씩 잘라내어 실밥까지 완벽하게 없앤 모습입니다. 주변에서 깔끔하게 잘 없앴다고 칭찬해주어서 만족스러웠어요. 저희는 우선 상표를 제거하는 게 임무였어요. 운동화를 예쁘게 색칠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신발 상표제거 작업을 끝내고 진짜/가짜 상품 비교전시 부스에 방문했습니다. 인천본부세관, 산리오 코리아, 노스페이스, 한국조폐공사, 마이클 코어스, 팀버랜드 등 많은 기업들이 있었습니다.
인천본부세관 전시관입니다. 실제로 어떻게 은닉을 해 오는지에 대한 설명이 뒤에 붙어있고, 실제 사례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위는 소파 속에 시계와 불법 의약품을 숨겨 들어온 사례입니다.
그 옆에는 산악 브랜드이자 한때 열풍을 일으켰던 노스페이스의 전시관이 있었습니다.
그냥 보기에는 정말 구분이 잘 안 됩니다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셨어요. 의류는 라벨에 있는 사이즈 표시를 보면 정품인지 가품인지를 구별할 수 있다고 합니다. 보통 모자는 라벨이 붙어있어야 정품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노스페이스에서는 모자에 라벨을 붙이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재질로는 우리 같은 일반인이 구분하기 어렵잖아요. 라벨로 정품 가품을 구별하는 방법은 참 유용했습니다. 가품에 속지 않을 것 같아요!
한국인삼공사의 전시관에서는 평소에 접해 보지 못 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중국산 가품의경우 틴케이스 포장을 레이저 스캔 한 후 복제하기 때문에 포장의 수준이 굉장히 조잡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정품에는 아래 기업명이 '대한민국인삼공사'로 되어있는 반면, 가품에는 '대한민국담배인삼공사'로 되어있습니다. 또한, 홍삼이라고 적혀있는데 제품이 흙색이나 검은색을 띄고 있다면 가품이라고 합니다.
산리오 코리아에서는 우리나라 중고등학생, 심지어 대학생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는 헬로키티, 구데타마 등의 캐릭터 상품을 진열해 놓았습니다. 위 캐릭터들이 굉장히 많이 알려져 있고 인기가 많다보니 위조품 역시 굉장히 많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이클코어스 전시관에 다녀왔습니다. 이 전시관에서는 ‘REACT’라는, 위조품 감별 기관의 김예성 대리님께서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사진 속 남색 가방은 정품의 경우 50만 원 이상의 비싼 가방인데요. 다른 가품보다 저 가품이 정말 정교하게 잘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한 번 들어보았는데 가품은 가죽제품 치고 지나치게 가볍고 정품과 색이 약간 달랐습니다. 또 위조품은 가방을 열어보면 냄새도 굉장히 심하다고 해요.
이런 가품들은 백화점 태그까지 조작하는데요. 가격이 낮은 이유가 백화점 세일 때문이라며 소비자들을 속이는 수법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진품/가품 비교전시관 반대쪽에는 위조상품 전시관이 있었습니다.
이곳에선 실제로 적발된 많은 위조 상품들이 전시돼 있어 이목을 끌었습니다. 지재권 침해물품 쪽에는 시계, 선글라스, 가방 등 명품 브랜드 제품의 위조품들이 있었습니다. 그냥 보기에는 정말 모르겠던데 이걸 모두 잡아낸 세관 직원분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아무래도 마약탐지견의 마약 탐지 시연이었습니다. 귀여운 리트리버 두 마리가 소지품과 캐리어 속에 숨은 마약을 찾아내었습니다.탐지견들은 마약을 찾아내면 보상으로 흰 수건을 받는다고 해요!
수건을 받아 한껏 신나있는 리트리버입니다. 너무 귀여워서 지켜보는 내내 행복했어요. 행사가 끝나고 함께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있었는데 역시나 인기 폭발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내 손으로 짝퉁폐기 체험'을 해 보았습니다.
이 시계들이 실제로 불법 유통되었으면 굉장히 고가에 거래되었을 텐데, 그 시계를 제가 부술 수 있게 되어 들떴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잘 부서지지 않아 힘이 들었어요. 부술 때는 시계 앞면과 뒷면 모두를 부숴야 한다고 해요.
이번 행사에서 인천세관에서 압수한 시가 10억 원 상당의 짝퉁 운동화가 다시 태어나 새로운 주인을 만나게 되었는데요. 이런 의미 있는 행사에 참여하게 되어 기뻤습니다. 이 운동화들이 그대로 폐기되면 환경오염도 되고 폐기비용까지 발생하게 되는데 이렇게 좋은 일에 쓰일 수 있다니 놀라웠어요.
또 ‘내손으로 짝퉁폐기 체험’과 ‘진짜·가짜상품 비교전시회’ 으로 국민들이 짝퉁물품에 대한 경각심도 높일 수 있었던 것 같아 관세청 정책기자단으로서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위조품의 질도 질이지만, 들여오는 수법 또한 날이 갈수록 점점 진화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려되지 않는 것은 항상 최선을 다해 단속에 힘써주시는 관세청 덕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