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반찬! 하면 무엇이 떠오르세요? 저는 오징어채 무침이 생각납니다. 예전에 자취할 때 자주 만들어 먹었는데, 딱히 반찬이 없어도 오징어채 무침만 있으면 가뿐히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반찬이 아니더라도 조미오징어채 특유의 짭쪼름한 맛과 쫄깃한 식감으로 맥주 안주로도 즐기고, 그냥 질겅질겅 씹어 먹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런 오징어채를 불량으로 제조하여 수입한 업체들이 있답니다. 이번에 적발된 오징어채는 설탕과 소르비톨의 함량이 약 40%를 차지하는 설탕 범벅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부산본부세관은 식품에서 검출되면 안 되는 과산화수소가 검출되고, 설탕과 단맛을 내는 소르비톨의 함량을 허위로 신고한 중국산 조미오징어채 시가 15억 원 상당 166톤을 적발했습니다.
식품위생법 기준과 규격에 따라 수입식품검사에서 합격한 제품만 수입이 가능한 오징어채는 특히 과산화수소가 제거되지 않은 것은 국내에 유통할 수 없습니다. 과산화수소는 적은 양으로 위경련과 구토 및 설사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식품을 만들 때 식품첨가물로 적합하게 제조된 과산화수소를 사용하여야 합니다. 식품의 표면 살균 목적 등으로 사용한 후에는 완전히 제거하여야 하고요.
불법수입 업체들은 잘 팔리는 하얀색 조미 오징어채를 만들기 위해 생산과정에서 과산화수소로 표백했습니다. 식약처에서 식품을 검사할 때 전수조사가 되지 않는 점을 악용하여 과산화수소를 제거한 것을 준비해 식품 수거검사를 대비하는 치밀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검사용과 비검사용으로 나누어 치밀하게 대비
성분 역시 허위로 신고하여 수입식품검사에 합격했던 것이 밝혀졌습니다. 생산원가를 내리기 위해 설탕과 소르비톨을 과다 첨가했다고 합니다.
소르비톨은 단맛을 내는 감미료인데 쉽게 건조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고, 과다복용하면 설사와 복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런 소르비톨이 무려 21.7%나 들어가 있다니, 이거 정말 놀랍네요.
이번에 적발된 중국산 조미오징어는 올 1월부터 3월까지 여섯 곳의 업체를 통해 수입되어 시중에 유통되었습니다. 불법으로 수입된 중국산 조미오징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조하여 합동 수거 및 검사를 하고, 부적한 것으로 확인된 제품은 ‘위해식품 등 긴급회수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미 판매되어 회수가 불가능한 제품을 제외하고 약 35톤 가량이 회수되었습니다. 부정수입을 한 업체 대표 등 3명은 관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고발하였습니다.
이들은 심지어 조미오징어채에 부과되는 관세 20%를 포탈할 목적으로, 타 업체 명의를 사용하여 한-중 FTA 협정관세 0%를 허위로 적용받는 방법으로 관세 2억원 상당을 부정하게 감면받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정말 총체적 난국이네요.
관세청은 조미오징어 수입업계 전반에 대해 비슷한 일이 발생했는지 조사를 확대하는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기관과 협력하여 범정부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불량식품 근절에 앞장서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