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날, 관세청 정책기자단이 부산에 취재를 왔습니다! 저는 부산세관의 많은 부서 중 첨단 과학 장비가 가득하다는 분석과를 들렀습니다. 세관에 분석실이 있다고 하니 조금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하지만! '경찰청에 과학수사대가 있다면 세관에는 분석실이 있다'고 할 정도로 분석실은 세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과연 세관의 분석실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궁금하실 테니 저와 함께 부산세관의 분석실을 알아보도록 해요.
분석실에서는 세관에 들어온 수출입 물건을 첨단 과학 장비를 통해 분석합니다. 각 통관 검사장에서는 유해성으로 의심되는 물품과 무작위 스크린하여 선정된 물품 등을 검사하고 있습니다.
분석실의 과학 분석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수출입 물품의 세번부호(HS Code)심사를 지원하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수출입 물품의 유해성을 검사하는 것입니다.
수출입 물품은 세번에 따라 관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수출입업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주제입니다. 물품의 성분에 따라 다른 세번부호를 부여받을 수도 있습니다. 특정성분의 포함 여부나 포함된 양에 따라 다른 관세율을 적용받기도 합니다. 주류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주류는 알코올이 몇 퍼센트 함량 되었는가에 따라 주류로 볼 것인지 아닌지가 결정되고, 관세율도 달라집니다. 분석실에서는 과학 분석을 통해 알코올 함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이것을 세번부호 심사에 기준으로 제시합니다. 이렇게 세번부호를 결정하니 더욱 믿음이 가겠지요?
또 분석실에서는 수출입 물품의 유해성을 검사합니다. 마약류나 공산품 등 수출입 물품이 국민 건강에 유해한지 분석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지요. 마약류라고 하면 우리 일상생활과 너무 멀리 떨어져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분석실에서 분석하고 있는 물품 중에는 다이어트 제품도 있습니다. 강한 효과를 주기 위해 일부 다이어트 제품에서는 먹을 수 없는 성분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제품들을 분석하여 우리가 먹어도 되는 것인지 확인하는 것이 분석실의 일입니다. 우리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물품들이 유해한 것은 아닌지를 검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분석실에서는 세관에서 과학적인 분석이 필요한 분야들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과연 세관의 ‘과학분석대’라 부를만한 것 같네요! 이런 대단한 과학분석엔 어떤 장비가 사용되는지 궁금해집니다.
▲ 기체크로마토그래프 질량분석기
미지의 백색분말이 들어왔을 때는 어떤 장비를 사용할까요? 정답은 ‘기체크로마토그래프 질량분석기(Gas Chromatograph Mass Spectrometer)’입니다! 기체크로마토그래프 질량분석기는 화학구조와 분자량을 분석하여 마약성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 기체크로마토그래프
그렇다면 가짜 맥주인지 알아볼 때는 어떤 과학 장비를 활용할까요? 이 때는 조금 이름이 비슷하지만 기능은 다른 ‘기체 크로마토그래프(Gas Chromatograph)’를 사용합니다. 이 장비를 활용하면 음료의 알코올 함량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식품의 미량 유해 잔류물질, 유지의 지방상, 광물유 등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유기물뿐만 아니라 무기물을 분석하는 과학 장비들도 많이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X-선 형광분석기(X-Ray Fluorescence Spectrometer)’와 ‘X-선 회절분석기(X-Ray Diffractomer)’가 있습니다. X-선 형광분석기를 이용하면 광물류, 무기화합물, 금속류, 귀금속류 등에 함유된 무기원소를 분석할 수 있는데, 시계나 목걸이등의 귀금속함량을 알 수 있다고 하네요. X선 회절분석기는 토석류, 화공품류, 무기화합물을 분석할 수 있는 장비로써 이를 통해 무기물의 결정구조를 파악합니다.
지금까지 부산세관 분석실의 수행업무와 주요장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취재를 마치며 분석실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신 윤희창 분석관님에게 분석실 업무를 통해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인지 여쭤보았는데요, 국민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물품들을 분석을 통해 알아내고 방지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답변해주셨습니다. 국민의 안전한 생활을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는 부산세관의 분석실 덕분에 오늘도 안전하게 수출입 물품들을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취재에 도와주신 부산세관 분석실, 정말 감사합니다. 부산세관을 지키는 든든한 과학분석대, 부산세관 분석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