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발대식 이후 오랜만의 서울본부세관을 방문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번엔 설레고 긴장됐는데, 오랜만에 들르니 날씨도 좋고 참 반가웠습니다. 이번엔 서울세관의 사이버조사과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보러 다녀왔는데요. 취재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신 서울세관 조사국의 사이버조사과 김덕주 관세행정관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Q. 관세청의 사이버조사과를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A. 2001년 5월에 전자상거래 밀수 특별조사반 1개 팀을 5명으로 운영하다가, 해외 전자상거래 물품이 많이 들어오게 되고 온라인 지급 결제 서비스가 다양화되면서 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 2009년 5월에 사이버조사과 3개팀 14명으로 확대되었습니다. 현재 사이버조사과는 불법 수입물품 등의 사이버 거래를 전담하여 단속하고 있습니다.
Q. 좀 더 구체적인 사이버조사과 업무를 알고 싶어요!
A. 관세청 조사직원은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출입통관과 관련된 관세법, 외국환거래법, 상표법 등 지식재산권, 대외무역법, 마약류관리법 위반 사범 등에 대한 수사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단속권한을 가지고 저희 사이버조사과에서는 특히 인터넷 공간에서 발생하는 불법행위 단속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위반 및 적발유형, 적발규모는 어느 정도나 되나요?
A. 밀수입한 유명 상표 위조 상품(일명 짝퉁)을 개인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판매하는 행위, 해외직구를 통하여 자가사용물품으로 위장하여 관세를 부정감면 받거나, 수입 신고없이 밀수입하여 블로그나 카페 등에서 판매하는 행위, 개인 휴대품 통관범위($600달러)를 이용하여 타인의 주문을 받아 구매 대행하여 재판매하는 행위 등을 단속하고 있으며, 2015년 적발규모는 45건, 293억 원에 달합니다.
요즘 특히 자주 적발되는 유형이 있습니다. 현재 본인이 사용하기 위해 150불 이하의 제품을 해외에서 구입해 반입하면 세금이 부과되지 않습니다. 이점을 이용하여 유명 브랜드 운동화 등을 가족이나 친구들의 명의를 빌려 분산 구입해서 관세 면제를 받은 후, 카페 등을 통해 되파는 경우가 많은데 수입신고를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런 형태로 반입되는 해외직구 상품과 건강식품이 많이 적발이 됩니다. 적은 양이기에 이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용돈벌이로 이런 행위를 하다가 적발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습니다.
Q. 그렇다면 사이버조사 기법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A. 기본적으로 인터넷 쇼핑몰, 카페, 블로그 등에 대한 모니터링, 회원가입 등을 통한 불법행위 증거 채증, 위장구매, IP추적, 금융거래내역 조회를 통하여 우범 정보를 수집하고, 혐의가 어느 정도 구체화되면 압수수색 및 소환조사등을 통하여 범죄행위를 특정하게 됩니다.
Q. 요즈음처럼 인터넷이 발달된 시대에 사이버조사에 어려움은 없으세요?
A. 인터넷 불법 판매 방식이 점차 진화하여, 인터넷 쇼핑몰 서버를 외국에 두고 판매내역, 회원정보, 사이트 운영자 정보 등에 대한 추적을 피하는 추세입니다. 또한,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 개인 SNS를 통하여 1:1방식으로 거래하는 형태로, 판매방식이 점점 은밀화, 점조직화 되어 가고 있어 추적 및 단속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Q. 실제 운영자가 파악되지 않거나, 인터넷 주소를 옮겨가며 불법 판매행위를 계속하는 경우에 어떻게 대처하나요?
A. 운영자를 검거하지 못하더라도 불법물품(예: 짝퉁, 위조 비아그라 등)판매 사이트로 확인이 되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법률에 따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요청하여 사이트 폐쇄 또는 접속차단 요청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 불법 사이트에 대한 모니터링을 거쳐 46개 사이트에 대하여 폐쇄 및 접속차단한 바 있습니다.
Q. 경찰청 등 타기관에도 사이버수사 부서가 있는데, 관세청 사이버 조사과에서 담당하는 업무가 이들과 어떻게 다른가요?
A. 앞에서 설명한대로 관세청은 단속범위가 수출입 거래와 관련된 관세법, 대외무역법, 상표법, 외국환거래법 등 위반 사범으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법물품 판매 사이트라고 하더라도 수출입과의 관련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관세청 수사범위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또한, 인터넷 도박, 음란물 유포, 파밍 사기 등 경찰에서 담당하고 있는 사이버 사건은 인터넷 공간이 곧 범죄현장이 됩니다. 그러나 관세청 사이버조사는 인터넷에서 거래되는 불법물품 및 거래 유형을 단서로 수입루트를 역추적하여 관세국경에서의 불법 수입 행위를 단속한다는 점에서 범죄현장이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증거채증 및 단속기법은 동일한 부분이 많아, 경찰청, 국정원 등 유관기관과의 정례 세미나를 통하여 적발사례 및 수사기법을 함께 공유하고 있습니다.
Q. 최근 적발되는 사례는 어떤 유형들이 있나요?
A. 인터넷 발달에 따른 해외직구 증가가 최근 국내외 침체된 경제 환경과 맞물리면서, 해외에서 자가사용용도로 관세 감면받아 반입한 물품을 재판매하는 행위가 빈번하게 적발되고 있습니다. 별도의 사업장이 필요하지 않은 데다가, 소액의 자금으로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인터넷 및 택배를 통하여 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대학생, 취업준비생, 주부 등이 부업형태로 이와 같은 불법행위를 하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Q. 최근 해외직구 등 전자상거래 물품 반입동향은 어떻게 되나요?
A. 해외직구 등을 통한 전자상거래 물품은 2011년 560만건, 2012년 794만건, 2013년 1,116만건, 2014년 1,553만건, 2015년 1,586만건으로 2011년 이후 2015년까지 가파르게 증가하였습니다. 2015년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었으나, 2015년 12월 1일 해외직구 물품에 대한 면세범위(*물품가격 약 12만원 → 미화 150달러) 및 목록통관 범위(*미화 100달러 → 150달러)가 확대되면서 2016년엔 다시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로 건강식품, 의류, 기타식품류, 화장품, 신발 등이 반입되고 있습니다.
Q. 늘어나는 해외직구에 관련한 대응 계획은 있으신가요?
A.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말까지 해외직구로 들어오는 식의약품에 대하여 식약처와 공동검사를 실시하였습니다. 그 성과로 식용이 불가능한 유해성분이 함유된 건강기능식품 3,311건을 적발해 전량 반송 또는 폐기 조치한 바 있습니다. 관세청의 2016년 '비정상화의 정상화' 12개 추진과제중의 하나가 '불량 수입먹거리 유입 원천 차단'입니다. 사이버조사과에서는 우선적으로 건강기능식품 등 불법 먹거리와 관련한 인터넷 사이트 모니터링, 정보분석, 수사에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최근 수년간 해외직구가 큰 폭으로 증가하였음에도, 수입통관과 관련된 제반 법규에 대한 인식이 저조한 실정이어서 선량한 범법자가 양산될 우려가 있습니다. 국내 판매할 물품은 정식 수입신고를 하고 관련기관의 허가·승인, 검사·검역 절차를 이행하여야 합니다. 또한 소비자들은 국내 인터넷에서 구입한 제품이라도 이것이 정식 수입통관된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