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떡볶이, 마약옥수수, 마약김밥... 다른 의미로 심장이 쿵!하게 되는 말들입니다. 마약의 중독성을 빗대어 붙인 수식어일 텐데, 대체할 단어는 없을까요? 오늘 오전에 발표된 마약류 밀수단속 동향을 보시면, ‘마약’ 두 글자가 무시무시하게 느껴지실지도 모릅니다.
2015년 한해 동안에 적발된 마약류는 총 325건, 91.6kg, 시가 2,140억 원 상당입니다. 전년도 2014년의 조사 수치에 비해 건수는 6%, 중량은 28%, 금액은 42%씩 각각 증가한 것입니다!
뉴스 등에서 많이 들어보셨을 필로폰(메트암페타민)이 72kg으로 가장 많았고, 대마가 12.1kg, 합성대마 등 신종마약 6kg 순으로 많았습니다. 필로폰 72kg이 얼마만큼의 양이냐면요. 24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하면 좀 와 닿으시나요?
<최근 10년간 관세청 마약류 밀수 단속실적>
2015년 마약류 적발과 관련하여 두드러진 특성 몇 가지를 보면요.
우선 필로폰의 밀수규모가 커진데다가 소량 밀반입이 증가했습니다. 개인 소비용도로 짐작되는 20g이하 소량밀수가 전년대비 27건에서 49건으로 늘었다고 해요. 마약 같은 경우는 개인이 커뮤니티 등에 장난으로 '마약을 했다'라고 쓰더라도 신고가 되면 바로 조사를 받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농담도 이렇게 무거운데 실제로 마약을 투약했다가 잡히면 어떨까요.
두 번째는우리나라를 경유하는 중계밀수의 밀수루트와 마약류의 종류가 다양해졌습니다. 종전까지는 ‘중국/홍콩 ⇒ 한국 ⇒ 일본’ 루트가 필로폰 중계밀수의 주를 이루었었는데, 2015년에 ‘아프리카(케냐, 남아공) ⇒ 아랍에미리트/독일 ⇒ 한국 ⇒ 미국’ 루트의 카트(khat)*밀수와 ‘캐나다 ⇒ 한국 ⇒ 대만’ 루트의 대마초 밀수가 처음으로 적발된 것입니다.
*카트(캇, khat)는 향정신성 마약류인 ‘카티논(Cathinone)’을 함유한 북아프리카 주산의 식물성 마약류로, 인천공항세관은 미(美) 국토안보수사국(HSI)과 공조하여 “아프리카⇒한국⇒미국” 루트로 중계 밀수되는 카트 3건, 9.5톤을 ’15년 2월에 적발했습니다.
또한, 마약류가 밀반입되는 경로가 기존 여행자, 국제우편, 특송화물 외에 수입화물, 선원 등으로 다양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작년까지 260g으로 전체 대비 0.36%에 불과했던 것이 2015년에는 무려 52kg으로 전체 대비 56.7%를 차지한 것은 눈에 띄는 일이지요.
마약은 금단현상과 심리적 의존성, 내성 등을 불러일으킵니다. 잠깐의 쾌락이나 단순 호기심으로 손을 데기에 마약의 후유증은 상상 그 이상입니다. 중추신경을 자극해서 일시적으로는 피로감을 없애면서 행복감을 주지만, 마약을 끊게 되면 몸이 무겁고 짜증이 늘면서 의심, 경계심, 적개심, 공격성 등이 생겨납니다. 또 피해망상이나 환청 등의 정신병적 증상이 생겨나 심신이 황폐해지죠.
앞으로 마약류 밀반입의 경로, 품목, 경향 등은 더욱 복잡다단해질 것 같아요.
그래서 주요 공항과 항만 세관에 마약탐지기, 탐지견 등 마약류의 밀수 단속 기반을 정비하고 확충하며, 밀수 경로에 맞춰 은닉수법이나 반입경로, 단속기법 등에 대한 특별교육을 실시할 것입니다. 해외직구로 반입되는 마약류 역시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특수수사기법을 활용하여 구매자를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는 등 엄중히 처벌해나갈 예정입니다. 안 잡힐 것 같죠? 잡혀요.
또한 ‘마약 위험관리포털’을 새로이 구축하여 마약 우범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는 한편, 마약류가 불법으로 거래되는 사이트를 강도 높게 감시하여서, 마약류가 국내에 들어오는 것을 관세국경에서 원천적으로 차단할 계획입니다!
대한민국의 마약청정국 위상을 지키기 위해 관세청은 검찰, 경찰,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민안전처, 국가정보원 및 세계관세기구(WCO) 아태지역정보센터, 미국 마약단속청(DEA)-국토안보수사국(HSI) 등 국내외 관련 기관과 마약류 밀수 관련 정보교류와 수사공조를 강화하여 날로 지능적으로 국제화·조직화 되고 있는 마약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