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좋은 봄날', 골목길 여행 떠나보세요~

모퉁이마다 사연, 골목마다 역사, 구불구불 좁다란 골목길을 걷다 보면 어디선가 마주치는 삶의 편리들, 우리의 일상이 거기에 있고, 삶의 이야기 몇 페이지쯤은 고스란히 담겨 있을 것 같은 골목길. 햇살 좋은 날 소중한 사람과 손을 맞잡고 골목길을 걸어보세요. ^^

▲ 골목길투어지도 (이미지출처: 대구관광 공식블로그 '제멋대로'(http://blog.naver.com/daeguvisit))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대구근대골목에선 시대의 추억을 더듬으며 대구의 어제와 오늘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모두 5개 코스로 구성된 근대골목 투어 중에서도 특히 제2코스 '근대문화 골목'이 가장 인기가 많습니다. 동산 청라언덕에서 진골목에 이르는 1.64km 구간의 제2코스는 문화와 역사의 향기에 취해볼 수 있는 시간여행 코스로도 제격입니다. 발길 닿는 곳마다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득 담고 있는 대구로 골목길 여행을 떠나 볼까요?

'대구의 몽마르트'로 불리는 청라언덕은 이은상 선생이 가사를 쓰고 박태준 선생이 작곡한 '동무생각'가사에 2번이나 등장하는 언덕으로 대구 도심 한복판에 있는 작은 언덕입니다. 공원과 박물관이 있는 동산으로 19세기 말 선교사들이 살던 서양식 주택 3채가 담쟁이덩굴로 덮인 채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주변의 아기자기한 풍경과 이국적인 건물 덕분에 화보, 영상, 촬영지로도 인기가 높으며 주변 환경 관리가 잘돼 차분하면서 여유 있는 공원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 3.1 운동길 (이미지출처: 대구관광 공식블로그 '제멋대로'(http://blog.naver.com/daeguvisit))

먼저 선교박물관인 스윗즈 주택은 대구에서 본격적인 선교활동이 이루어지던 1910년경 건축한 사택으로 전통 한식과 양식의 조화가 잘 어우러져 있고, 교육역사 박물관인 블레어 주택은 다양한 민속자료와 조선시대 이후부터 1차~6차 교육과정까지 시대별 교육서적과 서당, 초등학교 교실 등을 볼 수 있는 교육역사관 그리고 대구 3.1운동의 발자취와 일제의 만행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진 등을 전시한 '대구 3.1운동 역사관'등으로 구성했습니다.

청라언덕과 이어진 '3.1만세 운동길'에는 태극기를 들고 독립 만세를 외치는 시민의 모습을 모자이크로 벽화를 만들었는데, 그 날의 함성이 지금도 온 누리에 울려 퍼지는 듯하며, 이어지는 서쪽 계단은 '90계단' 또는 '3.1운동 계단'으로 불리는 명소입니다.

계단을 내려오면 길 건너편에 낯익은 성당이 보이는데, 언뜻 보아선 서울 명동 성당과 닮은 '계산 성당'입니다. 이 건물은 서울과 평양에 이어 세 번째로 세운 고딕양식 성당으로, 당시 대구에 처음 세운 서양식 건물이며 현존하는 1900년대의 성당건축물로 유일한 것이여서 중요한 문화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서성로, 달구벌대로, 명륜로, 재마루길이 만나는 계산 오거리에서 보이는 벽면에 근대 골목에 관한 안내판과 관련 인물의 벽화를 조성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어 골목길과 함께 멋든 중절모 신사를 그려놓은 벽화가 눈에 들어오는데,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지은 대구 출신 시인으로 일제 강점기 민족의 아픔과 향토적 세계를 시로 노래한 이상화 시인의 모습이 그의 고택과 함께 있습니다.

또한, 일제로부터 국권을 찾기 위해 나라빚을 갚자는 국채보상운동을 펼쳤던 민족 운동가 서상돈의 고택은 이상화 고택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영남대로 안내판을 따라가면 영남대로와 약령시장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현재는 약령시장의 뒷골목 정도지만, 예전에는 영남대로를 이용하는 사람들로 붐볐던 골목이며, 한약 냄새가 골목 구석구석에 깃들어 있습니다.

영남대로와 평행하게 놓인 건너편 길은 약령시장의 중심로로 대구의 첫 교회인 대구제일교회가 있습니다. 그 옆, 과거 우리나라 최대의 약령시가 열렸던 약전골목에는 '한의약 박물관'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으며 각종 한약에 관한 효능을 자세히 적어 방문객이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한약재를 선택할 수도 있고, 한약재를 달여 만든 한약차를 직접 시음해 볼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골목길의 백미를 느낄 수 있는 '진골목'으로 들어서면 대구 중심가에 있지만 차분하면서도 조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대구의 유지들이 '진골목'을 따라 건너에 살았으니, 오랫동안 형성된 골목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구 최초의 서양식 주택 '정소아과 의원'도 볼 수 있는데 벽면을 보면 벽돌 위에 시멘트로 덧칠해 당시의 부유함을 보여줍니다.

'대구 근대 골목 투어'는 대구의 도심에 매우 소중한 근대 유물이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으며, 민족 독립의 발자취를 한 걸음 한 걸음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옛날 그 모습의 추억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색다른 경험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 팔공산 벚꽃길 (이미지출처: 대구관광 공식블로그 '제멋대로'(http://blog.naver.com/daeguvisit))

그리고 4월은 전국적으로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라 벚꽃의 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 대구의 벚꽃 명소인 '팔공산'. 팔공산은 4월 중순쯤이면 벚꽃이 만개한다고 합니다. 대구 여행 가신다면 벚꽃 구경도 놓치지 마세요~ ㅎㅎ

원문출처: 관우 2014년 3월호 '여기가 좋네' (글: 이재천 대구세관 세관운영과)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