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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굣길'? '등교길'?, 알쏭달쏭 '사잇소리'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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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뉴스를 보니 '등굣길'이란 낯선 표기가 자막으로 나오더군요. 국어맞춤법을 공무원시험합격 이후에는 관심 깊게 공부하지 않아서 인지 많이 낯설더군요. 언젠가 한번 개정된 국어맞춤법을 공부해본다고 다짐만 하고 시간이 한참 지났네요. 오늘 인터넷을 검색하다 우연히 ‘등굣길’이란 단어를 봐서 ‘사잇소리’만은 이참에 배워야겠다 싶었습니다.

우리말 표기의 가장 큰 원칙은 소리 나는 대로 쓰고, 쓴 글을 보고 읽어서 그 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는 거예요. 다시 말해서 소리와 표기가 일치해야 한다는 거지요.

‘나루'와 '배'를 합쳐서 말을 만들면 '나루배'가 되는데, 이걸 그대로 '나루배'라고 쓰면, '나룻배'라는 표기와 [나루빼]라는 소리와 일치하지 않아요. 그래서 이때 '사이시옷'을 넣어 주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나룻배'라는 표기와 [나루빼]라는 소리를 일치시켜주는 거랍니다. 이처럼 '사이시옷'은 표기와 소리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 넣어줘요. 그렇다고 모든 경우에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사이시옷을 넣기 위한 조건이 있어요.

 

<사이시옷을 넣는 조건>
 ① 두 단어가 합해져서 하나의 단어가 된 것
 ② 그 두 단어 중 하나는 반드시 고유어일 것
 ③ 원래에는 없었던 된소리가 나거나 'ㄴ'소리가 덧날 것

 

위의 세 가지 조건에 모두 해당하면 '사이시옷'을 넣는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단어1

단어2

발음

표기

(한자어)

가락

(고유어)

[저까락]

젓가락

(고유어)

(고유어)

[깬묵]

깻묵

(고유어)

(고유어)

[깬닙]

깻잎

 

어때요, 별로 어렵지 않지요? 한번 연습해볼까요?

'등교'와 '길'을 합해서 한 단어를 만들면 어떻게 표기해야 할까요? 먼저 두 단어가 합해져서 한 단어가 만들어지는 거고, '등교'는 한자어이고 '길'은 고유어니까 일단 두 가지 조건은 만족하고 있지요? 그러면 이제 읽어볼까요?

[등교낄] 된소리가 나네요.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군요. 그러면 표기는? 등굣길!! 글자가 조금 이상하지만 '등굣길'이라고 써야 맞아요.

그러면 한자어와 한자어를 합해서 만든 단어는 어떨까요? 이런 경우에는 된소리가 나든 말든 'ㄴ' 소리가 나든 말든 '사잇시옷'을 넣어주지 않아요.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이 있어요. 다음 여섯 개의 한자어는 예외예요. 이 여섯 개의 단어는 '사이시옷'을 넣어야 해요.

숫자, 셋방, 횟수, 찻간, 곳간, 툇간

'찻간, 곳간, 툇간'은 지금은 잘 안 쓰는 말이니까 무시하고, '숫자, 셋방, 횟수'는 요즘도 자주 쓰는 말이니까 꼭 외워두자고요.그러면, 여기서 마무리 문제를 하나 풀어볼까요?

'세방'이 맞을까요, '셋방'이 맞을까요?
'전세방'이 맞을까요, '전셋방'이 맞을까요?
'전세집'이 맞을까요, '전셋집'이 맞을까요?

헷갈리죠? 소리는 모두 된소리가 나는데······. 어디 한번 살펴볼까요?

 

단어1

단어2

발음

표기

이유

세(한자어)

방(한자어)

[세빵]

셋방

모두 한자어이지만 예외니까

전세(한자어)

방(한자어)

[전세빵]

전세방

모두 한자어이니까

전세(한자어)

집(고유어)

[전세찝]

전셋집

'집'이 고유어이니까

 

이제 이들 세 단어의 표기가 왜 다른지 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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