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의 업무는 시대와 국가 수준의 발전에 따라 변화를 겪어 오며 다양해졌습니다. 조세 확보부터 관세국경 관리까지, 관세청의 업무는 그 범위가 정말 넓고 종류도 다양합니다.
미국의 911테러 이후로 각 나라의 관세청에 해당하는 기관들은 국경관리를 통한 테러 및 외부 위협으로부터의 국가 보호의 역할에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관세청 또한 미션으로3P(Protection, Prevent, Promotion)을 내세우며 관세국경의 수호자로서의 임무를 실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관세국경 관리가 중요해진 요즘, 관세청의 관세국경관리 업무중 하나는 바로 오늘의 주제인‘선용품’관리입니다. 선용품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부산세관 감시총괄과 한성진 행정관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Q. 다른 부서보다 감시총괄과의 직원 분들이 분주하신 게 느껴집니다. 바쁘신 중에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부산세관 감시총괄과에 방문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부산세관 감시총괄과에서 외국선용품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관 한성진이라고 합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저희 과의 업무가 많은 이유는 통관 업무에 대한 감시를 총괄하는 과이기 때문이죠. 큰 항에 속하는 부산항의 선용품 업무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것이 사실입니다.
Q. 먼저 선용품의 정의에 대해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선용품이란 말 그대로 배에서 쓰이는 물품들을 의미합니다. 관세법 2조 10항을 보면, "선용품(船用品)"이란음료, 식품, 연료, 소모품, 밧줄, 수리용 예비부분품 및 부속품, 집기, 그 밖에 이와 유사한 물품으로서 해당 선박에서만 사용되는 것을 말한다, 라고 나와 있습니다.
Q. 선용품이라고 하면 음료, 식품 정도는 예상했지만 연료나 수리용 예비부분품까지 있는지는 몰랐네요.
A. 소모품에는 담배와 같은 기호품도 포함된답니다. 배가 고장 났을 때 사용하는 교체용 엔진은 과연 선용품일까요?
Q. 수리용 예비부분품이 포함된다고 했으니까 아무래도 선용품이 아닐까요?
A. 헷갈린 부분일 만도 하죠! 엔진 교체는 배 위에서 하는 것은 불가능 하죠. 즉, 배 위에서 사용할 수 없는 품목이므로 선용품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즉, 여기서 예비부분품이라는 것은 선 위에서 바로 고칠 수 있는 물품들을 의미합니다.
Q. 굉장히 미묘한 부분이군요! 그런데 이러한 선용품을 따로 구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선용품을 지정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선박 이용자들의 편의를 보장하기 위함이며 둘째로는관세국경에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함입니다.
일단 선용품에 대해 좀 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선용품으로 신고가 된 물품은 관세 환급 및 면세의 혜택이 있습니다. 즉, 외국물품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부과되는 관세가 면제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선박을 이용하는 수출입업자들을 위한 정책으로서 일종의 통관 지원책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그렇군요. 그렇다면 관세국경 안전 확보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가요?
A. 선용품은 언제나 신고를 해야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신고 내용을 기준으로 선용품을 관리하게 됩니다. 여기서 관리한다는 의미는 우리나라에 반입 불가한 물건들을 감시하거나 그 물품들이 목적에 맞게 사용되는지를 감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Q. 우리나라에 반입 불가한 물건들이 들어오는 경우가 종종 있나요?
A. 그렇습니다. 대표적으로 총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총기소유가 금지된 국가입니다. 그러나 러시아, 미국 등 서양의 나라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차이에서 간혹 총기가 반입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관리와 감시 대상이 됩니다.
Q. 그렇다면 목적에 맞게 사용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A. 선용품들이 선박 위에서만 잘 사용되었는가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선용품은 면세가 됩니다. 즉, 선용품을 되팔게 된다면 일종의 밀수와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죠. 이런 행위는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장 질서를 위협하는 결과를 나을 수 있습니다.
Q. 실제로 단속에 걸린 사례들을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술, 혹은 담배 그리고 연료등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호 상품인 술과 담배는 세율이 높아 일반적으로도 많이 밀수되는 상품이며 한편으로는 빼돌리기 가장 쉬운 물품이기 때문에 단속에 많이 적발됩니다. 이 뿐만 아니라 선박의 연료가 되는 기름 또한 대표적으로 빼돌리는 선용품의 종류 중 하나입니다.
최근에는 예전만큼 범죄가 자주 발생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통관 시스템이 고도화된 만큼 엄두도 내기 힘들기 때문이죠.
Q. 연료까지 빼돌린다니 기상천외 하군요! 지금까지 말씀을 듣고보니 선용품은 장점도 많으며 꼭 필요한 제도인 동시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제도라는 생각이듭니다.
A. 그렇습니다. 저도 선용품 관련 업무를 하는데 있어서 그 업무의 중요성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최선을 다하고 신중을 기하려고 하는 것이죠.
감시총괄과, 특히 선용품 관련 행정관님들이 그렇게 바쁘셨던 이유를 이제야 제대로 알 것 같습니다. 취재를 하는 중에도 여러 통의 전화가 오고 다른 직원 분들께서도 매우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선용품이 올바르게 사용되는지 감시하는 동시에 선용품 신고 업무, 선용품에 대한 질문 전화 등 해당 업무의 복잡성과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국가안보와 수출입 지원에 큰 역할을 ‘선용품’과 선용품 감시 업무 역시 관세청의 일이라는 것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