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과의 물건 반출입이 쉬워지면서 ‘밀수’의 규모는 점점 커졌습니다. 밀수 행위를 발견했을 때 어떻게 관세청에 신고할 수 있는지 국민의 입장에서 알아보기 위해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서울세관 조사정보과 문주혜 관세행정관을 통해 자세한 내용에 대해 듣고 왔습니다.
서울세관 조사정보과에서는 신고 접수된 사건을 분석하고, 세관의 각 부처에 사건을 배부한다고 합니다. 사건을 분석하여 혐의가 있는 것은 수사팀에 전달하고, 혐의가 없는 사건은 자체적으로 조사하여 정보수집의 목적으로 활용합니다.
신고가 접수되면 조사 후 사건의 위법성에 따라 A, B, C등급으로 분류합니다. A등급의 사건은 보다 심도 있는 수사를 할 수 있는 조사부서로 배부하는데 A등급 사건은 대개 검거율이 매우 높습니다. C등급의 사건은 정보 활용으로 이용합니다.
-서울본부세관 조사정보과
들어가면서 보니 조사정보과 아래에 ‘밀수신고센터’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보통 밀수신고는 조사정보과 내 밀수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됩니다. 인터넷, 전화, 서면, 방문, 우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신고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신고는 관세청 홈페이지(http://customs.go.kr)나, 국민신고 홈페이지를 통해, 전화신고는 밀수/관세탈루 신고센터 번호인 125번이나, 정부 민원콜센터인 110번을 통해 접수가 됩니다. 크게 밀수/관세탈루신고, 불법 외환신고,마약류 신고를 할 수 있습니다.
밀수/관세탈루신고는 관세법(밀수출입, 부정수출입 등)이나 대외무역법위반사범, 수출입물품의 통관과 관련된 지적재산권 침해사범 등이 있습니다.
신고가 접수된 사례 중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니, 밀수입에서는 A제품을 B로 신고하여 관세를 탈루하는 케이스가 있었고, 밀수출 사례로는 수출금액이 200만 원 이상이라 수출신고대상임에도 수출신고를 하지 않고 물품을 반출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외화, 수표 등을 신고하지 않고 해외로 반출하는 행위나 해외 유령회사와 허위 수입거래를 하고 수입대금 명목으로 외화 유출을 하는 사건 등 불법 외환은 외환조사과를 따로 배치하여 조사합니다.
담뱃값 인상 이후 담배 밀수가 많이 늘어났을 것 같아 여쭤보았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담배 밀수신고는 많지 않은데, 이유는 공항 등 현장에서 많이 적발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나마 자가 사용으로 통관한 후 판매를 하는 것이 신고가 들어온 적은 있다고 합니다.
인터넷을 하다 보면 해외에서 들여온 물품을 여러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는 사람들을 빈번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것 역시 밀수로 의심된다는 신고가 들어옵니다. 주기적, 상습적으로 수입신고를 하지 않고 들여와서 블로그나 카페 등을 이용해 재판매하는 유형에 대한 신고는 조사정보과에서 따로 조사하도록 되어있습니다. 해외직구 물품 밀수신고가 들어오면 반입할 당시에 판매의도 등 고의성을 중점에 두고 조사합니다.
직구 물품의 밀수 신고 시 주의할 것은 판매자의 단순한 아이디로는 조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고자가 신고대상에 대한 충분한 인적사항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조사정보과는 그것을 바탕으로 판매자의 수입통관, 목록통관, 화물수취내역 등을 추적하여 조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직구한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맞지 않아 재판매를 할 수도 있겠죠? 이런 부분까지는 책임을 물 수 없다고 하니 혹시라도 밀수신고를 당할까봐 못 팔고 전전긍긍하신 분들은 안심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서울본부세관 조사정보과 문주혜 관세행정관
보통 직접 구매한 소비자나 동종업종 경쟁업체, 내부 고발자등 다양한 사람들이 센터를 통해 밀수신고를 합니다. 신고자에게는 그에 따른 보상도 있는데요.
제보에 의해 밀수품이나 밀수출입자를 적발하게 하거나, 탈루세액을 추징하는 경우 최고 5,000만 원(마약류의 경우 1억 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합니다. 포상금 지급 선정은 조사총괄과에서 제보내용의 가치 및 검거 기여도를 조사한 후 포상심사위원회의 심의를 통하여 차등 지급됩니다.
밀수신고를 했으나 포상금이 지급되지 않는 때도 있습니다. 조사결과 혐의 사실이 없는 경우, 조사결과 밀수신고 내용과는 다른 범죄 사실을 밝혀낸 경우, 행위자, 대상, 방법 등을 알 수 없는 막연한 내용인 경우, 이미 조사 및 심사 중인 사항인 경우, 제보자가 인적사항을 공개하지 않는 경우, 관세 등 탈루 사실로 추징세액이 100만 원 미만인 경우 등에 대해서는 포상금이 지급되지 않습니다.
신고자가 여러 명이거나, 허위 신고일 때는 어떨까요?
포상금은 신고사례 한 건당 한 번만 지급됩니다. 신고자가 여러 명이면 최초 신고자 위주로 처리되고, 2명이 같이 신고하는 경우 제보자가 2명으로 처리된 사례도 있었으나 사안에 따라 충분한 조사와 판단이 필요합니다. 만약 무고 또는 모함성 신고의 경우 제보자에게 신고내용에 대한 책임을 묻기도 합니다.
조사정보과 취재를 통해 밀수신고의 신고대상, 방법, 그 후의 보상까지 많은 것을 알 수 있던 시간이었는데요. 밀수신고는 접수부터 철저히 제보자의 신분보장이 이루어진다고 하니 밀수신고센터를 통한 정의사회 구현이 앞으로도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