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Channel: 네이버 블로그로 이전했습니다.
Viewing all articles
Browse latest Browse all 2782

필리핀 광산에 발 묶인 덤프트럭

$
0
0





올 해 종전의 히트를 기록한 영화 곡성의 인상깊은 대사입니다. '뭣이 중헌디'에 밀렸지만 절대~현혹되지 마소잉! 하던 술톤 피부 무당 일광의 말 역시 뇌리에 또렷하지 않으신가요? 그런데 갑자기 웬 영화 명대사냐고요? 이번에 어떤 사건을 조사하면서 이 말을 꼭 해드리고 싶은 분들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영화 곡성의 포스터


고수익을 미끼로 덤프드럭 차주 등을 꼬드겨 건설 중장비를 해외로 밀수출한 이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됐을 때는 영화 곡성을 다 봤을 때 느꼈던 것처럼 안타까움과 분노의 감정이 동시에 떠올랐습니다.


필리핀 니켈광산은 영화처럼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곳입니다. 우선 필리핀 현지인들은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고, 그곳의 한국인들은 사업을 핑계삼아 범죄에 악용할 정보를 수집해 가는 등 무법지대라는 말이 어울리는 곳이었죠.

피의자 A씨는 한국에서 2012년 8∼9월 투자설명회를 통해 "필리핀에서 덤프트럭을 임대하고 현장에서 일하면 월 800만 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여 필리핀 니켈광산으로 갈 차주들을 모았습니다. 사람을 모은 A씨는 덤프트럭 27대와 유조차 2대, 페이로더 1대 등 총 12억원에 달하는 건설중장비 32대를 투자 받아 필리핀으로 밀반출하였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투자자들 대부분이 차주들이었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덤프트럭과 함께 필리핀에 갔지만 총기로 무장한 현지 노동자들의 반대에 부딪혀 일을 하기는커녕 약속한 장비 임대료마저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귀국해야만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필리핀 광산개발업체 직원인 한국인 K씨가 해당 차량들을 무단 점유하여 돌려받지도 못 하는 데다, 한국에서 차량 관리를 담당했던 지입업체마저 폐업해버리면서 차주들은 1인당 수천만 원씩의 피해까지 떠안게 된 것입니다. 


국내 건설경기가 불황에 빠진 상태에서 피의자 A씨의 말만 믿고 차주들이 생계수단을 필리핀에 보내 피해를 본 안타까운 사건입니다. 물론 힘든 상황이라 그런 유혹에 쉽게 빠질 수밖에 없었겠지만, 허무맹랑한 수익을 내세우며 해외 투자를 권유하거나 알선하는 경우가 온다면 절대 현혹돼서는 안 되겠습니다. 





필리핀 광산에 발이 묶인 덤프트럭들의 안타까운 모습



기사 제공 : 서울본부세관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Viewing all articles
Browse latest Browse all 2782

Trending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