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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군산세관에서 역사를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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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군산시 해망로 근대역사문화 거리에 가면옛 군산세관 본관을 보실 수 있습니다. 멋들어진 서양식 단층건물인 옛 군산세관 옆에는 현대식 신 군산세관이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사진1 옛 군산세관과 현, 군산세관


옛 군산세관은 1905년 기울어가던 대한제국의 자금(자본금 8만6천 원)으로 시작된 제1차 군산항 측항공사기간(1905년~ 1910년)중인 1908년(순종 2년) 6월에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전하는 말에 따르면 불란서(프랑스)사람 혹은 독일 사람이 설계하고 벨기에에서 붉은 벽돌과 건축자재를 수입하여 건축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서양식 단층건물로 건평은 약 228㎡였습니다. 처음엔 망루 등 부속건물이 많았으나 모두 헐리고 지금은 본관 건물과 압수품을 보관하던 창고만 남아있습니다. 

국내의 현존하는 서양 고전주의 3대 건축물(한국은행 본점, 서울 구역사) 중의 하나로, 현재는 호남 관세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건물의 지붕은 고딕양식이고 창문은 로마네스크 양식이며 현관의 처마를 영국의 건축양식으로 끄집어냈고 전체적으로 유럽의 건축양식을 융합한 근세 일본건축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2 옛 군산세관 정면 모습. 외관은 붉은 벽돌을 주로 사용하였고 입구나 박공부에 부분적으로 화강석을 사용하여 입면에 변화를 줌. 입면과 평면은 대칭적 형태임. 창문은 로마네스크 양식.

 

지붕은 천연슬레이트와 동판으로 마감된 고딕양식 지붕에 우진각 형태와 박공지붕이 혼합된 모습입니다. 전면 현관 상부는 곡선의 아치로 만들고 뒤쪽에 다시 박공벽을 구성하여 놓은 지붕 면과 박공 면이 조화를 이루며 입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진3 후면의 모습



사진4 측면


후면은 좌우 끝에 낮은 박공지붕을 만들어 전면과 같게 했으나 옆에 돌출된 포치(건물 입구의 지붕에 있는 구조물)를 구성했습니다. 지붕 중앙부에는 벽난로 굴뚝이 올라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대칭적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붕 위 뾰족한 철탑(바늘 탑)이 눈에 띄었는데 일제가 하늘로 웅비하는 의미를 표현해 만든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 건물은 1993년 10월까지 약 85년간 군산세관으로 사용되었는데 70~80년대까지만 해도 일반인은 신원을 확인하고서야 출입할 수 있었던 금지구역이었습니다. 1994년 8월 10일 전라북도 기념물 제87호로 지정되어 지방문화재로 보관 관리되고 있다가 본관건물에 ‘호남 관세 전시관’이라는 간판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군산세관의 역사자료와 일제강점기 군산 시내 사진 등을 전시해 두고 일반인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사진5 남아있는 창고


조선 백성을 핍박하고 쌀을 수탈해가던 일본의 상징이기도 했던 옛 군산세관은 사무실과 선박 입출항을 감시할 수 있는 망루 2개 등으로 구성되었으나 현 청사를 신축하면서 망루는 철거되었습니다. 신축공사 당시 ‘일제 건축물을 헐어내고 새로 개발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했으나 제61대 방길남 군산세관장의 ‘아픈 역사도 소중한 역사다’라는 설득으로 겨우 남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6 내부 복도


중앙의 현관에 들어서면 로비 뒤로 내부 중심부에 커다란 홀이 있고, 홀 주위에는 각 실이 거의 대칭적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효율성을 위해 복도가 한쪽에만 설치되어 있습니다. 중앙 홀에는 벽난로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천장이 높고 화려한 조명 등의 흔적으로 연회나 공공행사를 치르는 장소로 이용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사진7 내부의 일부는 관세행정홍보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전시실 내부에는 19세기 후반의 군산항 및 주변 건물들의 모습을 찍은 자료사진들과 세관역사, 가짜밀수품, 압수된 물품 등을 전시하여 관세행정홍보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사진8 호남 관세 전시관


‘호남 관세 전시관’의 자료사진을 보면서 들은 설명에 의하면 군산항이 개항된 것은 1899년 5월 1일인데 개항과 더불어 조계(祖界)조약이 체결되어 개항장이 설치되었습니다. 군산항은 인천항 개항(1883년), 목포항 개항(1897년)다음으로 3번째로 개항된 항구라고 합니다. 

개항 당시 군산은 150가구의 주민 511명이 사는 한적한 어촌으로 보부상들이 이용하는 작은 포구였답니다. 그러나 일제가 호남평야의 기름진 땅을 일본으로 실어 나르는 창구 구실로 이용하면서 식민수탈의 핵심지로 부상하게 되었답니다. 




사진9  옛 군산세관 평면도


군산에는 옥구감리서 외에 일본 목포영사관 군산분관이 설치되고 경무서와 해관등이 설치되었습니다. 해관에서는 세무업무와 밀수출입 행위를 방지하고 선박의 출입을 감시하는 역할까지 했습니다. 

당시 군산해관은 인천세관의 관할이었습니다. 1906년 인천세관 군산지사를 설립하고 청사건립을 계획하였는데 옛 군산세관은 탁지부 건축소 산하 임시세관공사부의 계획에 의해서 1908년 6월 20일에 준공되었습니다. 1907년에‘군산해관’에서 ‘세관’으로 개칭되었습니다. 1914년에는 일본 거류민들의 요청으로 일본과 관세폐지를 했습니다.




사진10 옛 군산세관의 사진자료와 군산 시가지 사진자료


일본은 군산을 식민지로 잠시 경영하는 곳이 아닌 자신들의 영토로 영원히 살 것이라는 생각으로 군산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군산 시가지는 일본인 거류지를 중심으로 동서로 길게 확장되어 서쪽으로는 북정구 너머까지 형성되고 동쪽으로는 경포천 부근까지 확장되었답니다. 동서의 양 구릉지 사이 낮은 평지를 이용하여 격자형 도시 공간을 계획하여 일본인 거류지를 중심으로 근대적 통치기구와 시설들이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세관건물 앞이 군산 본전통(중심가라는 뜻) 출발점이었습니다. 흑백사진 자료만 보더라도 식민지 관리기관들이 집중되어 있어 그 주변이 상업의 중심지였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사진11 교육의 현장이 되고 있는 옛 군산세관



일제가 쌀을 수탈해가던 내항에 있던 옛 군산세관이 아픈 군산역사의 산 증인으로 남아 우리에게 다시는 이런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건물이 가지는 의미뿐 아니라 역사의 무게까지 느낄 수 있어 뜻 깊었습니다. 군산에 갈 일이 생기시면 꼭 옛 군산세관에도 들러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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