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누군가가 편의를 봐주거나, 수고비를 제시하면서 물건을 옮겨 달라고 부탁하면, 마약류 대리운반인지 의심하셔야 합니다. 국제마약범죄조직은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세관의 촘촘한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여러분을 마약운반책으로 포섭하려 합니다. 주의하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약밀수범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물품운반을 단호히 거절하거나, 부득이 반입한 경우에는 반드시 세관에 신고하여야 합니다.
- 해외여행을 공짜로 혹은 저렴하게 보내주면서 물건을 해외로 옮겨달라고 제의
- 여행지에서 과도한 편의를 제공하고, 귀국길에 가족에게 짐을 전해달라고 부탁
- 모르는 사람이 접근해 긴급히 보낼 물건(상업 샘플 등)이라며 금전적 보상을 제시하고 물건을 해외로 옮겨줄 것을 부탁
- 해외 거주시 현지 지인에게 연락처를 알려줬더니 국제우편물 등을 발송하고 다른사람에게 전달을 부탁
한국인 운반책을 이용해서 마약류를 밀수하다가 적발된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수고비를 대가로 여러 사람이 속아 뜻하지 않은 곤욕을 치르게 된 안타까운 일입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이 여럿이 운반해야 세금이 낮아진다며 수고비를 주는 조건으로, 남미 가이아나에서 프랑스까지 금광원석이 든 가방을 운반해 달라고 한국인 주부에게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파리세관에서 가방에 든 코카인이 적발되어 몇 년간 수감된 것이 2004년의 일입니다. 어떤 영화가 생각나는 사례지요?
또 2011년, 한 남성은 급전이 필요하여 필로폰 운반에 가담했습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필로폰이 숨겨진 가방을 넘겨받아 일본 나리터 공항으로 입국, 세관 검색에서 적발되어 징역과 벌금을 선고받습니다.
또 여행경비 제공을 해주겠다며 대리운반을 시키는 일도 있습니다. 2014년에 중국 광저우에 거주하는 한국인 야구동호회 회원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호주 여행을 시켜주는 대신 짐을 운반해 달라는 제의를 수락하고 출국하려던 중 기탁화물에서 필로폰이 중국세관에 적발되어 구속되었습니다.
인간관계를 이용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합니다. 국내에 입국하여 활동 중인 나이지리아인이 한국인 여성들과 부부 또는 애인관계를 맺고 사주하여, 서아프리카 말리에서 한국으로 필로폰을 반입하다 세관에 적발되어 구속되기도 하고, 미국에 유학 간 친구가 택배를 보내면서 물건이 잘 도착했는지 자주 확인해 와 이를 수상히 여겨 세관에 신고하니 엑스터시가 들어있던 일도 있었습니다.
모르고 해준 대리운반이라도 마약이 들어있으면 꼼짝없이 마약사범으로 잡히게 됩니다. 부탁한 사람은 물론이고 모르고 운반을 해준 사람도 법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됩니다. 그러니 대리운반은 애초에 거절하는 것이 상책이라 하겠습니다.
기사 제공 : 관세청 조사감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