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밀수되는 것 중 빈번하게 적발이 되는 담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담배는 공항에서 적발된 게 많습니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을 오가는 보따리상들이 그 나라의 값싼 담배나 면세점 면세담배를 대량으로 구입해서 국내에 들어와 판매하며 차익을 남겨 먹는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공항이나 항만의 세관에서는 담배 밀수와의 전쟁을 치르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빈번하게 적발되는 담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데, 다양한 밀수 유형과 기억에 남는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내 눈에만 안 보이면 장땡
X-ray나 세관직원은 모를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인 것 같습니다. 담배 밀수 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수법인데요. 겨울 같은 때는 옷을 껴입을 수 있으니 옷 안에 숨겨오는 일도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들어오는 보따리상들은 담배 한 보루가 딱 들어가는 주머니를 만들어 옷 안에 숨겨옵니다.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우즈벡 여성들은 신변검색 전까지 옷과 잘 구분이 되지 않기도 합니다. 담배가 숨겨진 것 같아 확인했다가 진짜 배여서 미안해진 일도 있습니다.ㅜㅜ
또 빵의 안을 파내고 담배를 숨겨온다거나, 옷과 함께 돌돌 뭉쳐서 숨기기도 하는데 이런 방법은 X-ray 판독으로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이분들은 대체 왜 이러시는지 모를 일입니다.
어이, 잠깐. 밑장빼기냐? 일반 짐이 든 상자의 바닥을 열자 담배가 가득 들어있는 모습
- 이것은 담배가 아닙니다. 눈속임 형
아무 문제가 없는 짐인 것처럼, X-Ray 판독을 통과한 화물처럼 속이기 위해서 출국하면서 붙인 기탁수하물표를 일부러 그대로 붙여둔 채 핸디캐리로 입국하는 겁니다. 이것은 검사를 안 받은 것이 아니여! 혹은 다른 짐에 붙은 표를 담배가 들어있는 핸드캐리에 붙이기도 하는 등 요상한 꼼수도 많습니다.
- 나 몰라라 줄행랑 도주형
가장 어려운 유형이라고 하겠습니다. 막무가내이신 분들이 많거든요. 세관원의 눈을 요리조리 피해다니면서 입국장을 오가다 눈치를 봅니다. 여행객이 많이 몰릴 시간에 그들 사이에 섞여 조용히 나가려고 합니다. 물론 잡히면 변명할 거리도 생각해 두었습니다. 신고서를 안 썼으니 들어가서 쓰겠다 이것이죠. 그러곤 다시 다음 기회를 노리며 배회합니다. 열에 아홉 명은 주머니 안에 세관신고서가 고이 접힌 채 들어있습니다.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세관검사를 받다가 담배가 적발이 되었는데 여권부터 물건까지 그냥 다 버리고 냅다 도망을 치는 것입니다. 잡히자 맹렬한 저항을 하는 바람에 직원 둘의 진땀을 쫄딱 흘린 일도 있습니다.
어떤 보따리상은 한국에 처음 온 아내에게 담배를 맡겨놓고 본인만 빠져나가 버렸습니다. 매우 매정한 일이죠. 돈도 연락처도 없었던 아내가 안쓰러웠던 세관직원이 목적지를 수소문해서 택시비까지 빌려준 일이 있습니다. 동정과는 별개로 담배는 압수하고 벌금은 물렸지만요.
담배 밀수가 많은 이유는, 아무래도 대표적으로 고세율 품목이고 면세 범위가 1인당 1보루(200개비)이기 때문일 겁니다. 면세 범위 외에는 세금이 부과되니 꼭! 이 점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해외에서 싸니까 많이 사시다가 세관에서 세금 확인하시고 소스라치게 놀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ㅜㅜ 담배는 한 사람 앞에 한 보루만 면세라는 것 항상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미 많이 사버리셨다고요? 그렇다고 몰래 들여오시는 불미스러운 행동을 하시진 않으실 거라 믿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