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위스의 한 시계 제조업체에서 ‘시간을 알려주지 않는 손목시계’를 출시했다고 합니다. 핑크골드, 플래티넘(백금), 사파이어, 악어가죽 밴드 등으로 만든 이 시계 가격은 약 1,500만 원 정도의 가격이라고 하는데요. 요즘 시간을 알려주는 것 말고도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중저가 스마트워치도 있는데, 시계의 본분인 ‘시간을 알려주는 일’을 하지 않으면서 이렇게까지 고가인 손목시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오틀랑스 홈페이지 사진
해당 시계 제작사인 오틀랑스는 “이 시계는 최고급 재료를 이용해 만든 것으로, 시계 판에는 시침과 분침이 없다. 대신 미로 찾기 놀이를 하기 위한 게임 판이 있다. 미로 판은 핑크골드로 만들어졌으며, 그 안에는 플래티늄으로 만들어진 구슬이 있다. 시계를 차고 손목을 이리저리 움직이면 작은 구슬이 목적지에 도달한다. 미로 찾기 시계는 당신에게 시간을 알려주지 않지만, 우리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는 어린 시절,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단절한 채 상상력이 마음껏 발휘될 수 있도록 시간을 사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의도를 듣고 나니 잠깐은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역시 가격을 보니 정신이 퍼뜩 듭니다^^; 한두 푼도 아니고 초고가의 시계가 시간을 알려주지 않고, 진정한 시간 관리의 비전을 제시한다니 알다가도 모를 말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다 싶어요. 시간을 알려주지 않는 걸 ‘시계’라고 불러야 하는지도 사알짝 의문이기도 하고요.
진정한(?)의미의 시계는 제91류 “시계와 그 부분품”에 분류됩니다(단, 위 제품이 게임기로서의 주 기능이 있다고 하면 관세율표 제95류에 분류할 수도 있습니다.).
제91류 총설에서는 “이 류에는 주로 시간을 측정하거나 시간에 관련되는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 데 사용되도록 설계 제작된 기기를 분류한다. 이러한 기기에는 사람이 휴대할 수 있는 시계(휴대용 시계와 스톱워치)·기타의 시계와 시각의 기록용기기·시간의 간격을 측정하는 기기 및 타임스위치가 포함되며 일반적으로 이러한 물품의 부분품도 포함된다. 이 류의 물품은 그 재료를 불문하고(귀금속이 포함된다.)천연 또는 양식 진주, 귀석 또는 반귀석(천연·합성 또는 재생의 것)으로 장식되었거나 테를 두른 것도 포함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단, 시계 전용의 것일지라도 시계의 유리와 추는 재질별로, 휴대용 시계의 체인은 경우에 따라 제7113호나 7117호에 분류됩니다(제91류 주-1 가 및 나).
기사 제공 : 관세무역정보(통권1694호) 관세법인 부일 박현수 관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