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 진 저 늙은이 짐 벗어 나를 주오 |
송강 정철의 고시조입니다. 뜬금 없이 웬 시조를 읊었을까요. 이번 포스팅의 포인트는 나이 든 분의 짐을 젊은 화자가 대신 들어주겠다고 하는 부분입니다. 노인공경은 좋지요. 그.러.나. 공항에서는, 특히 입국 할 때에는 남의 짐, 대신 들여오기 없는 겁니다.
중국으로 출장을 갔던 회사원 김 모 씨는 중국인에게서 어떤 제안을 받게 됩니다. 작은 상자를 한국에 있는 지인에게 가져다 주면 비행기 표를 공짜로 주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게 웬 횡재인가 싶었던 김 씨는 냉큼 받아들였는데요. 입국수속을 밟다가 그 상자로 인해 세관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 상자에 마약이 들어있었기 때문에요.
외국 여행을 하다가 들어오면서 뜻밖의 부탁을 받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별 생각 없이 그 부탁을 들어줬다가 세관에 적발되는 경우도 있는데요. 금품 및 수수료를 제안하며 물품 운반을 부탁한다면 밀수품이나 마약이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만일 정말 밀수품이나 마약이라면 자칫 구속까지 될 수 있습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둘리인 줄 안다? 요즘은 이유 없는 호의를 계속 베풀면 좀 의심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
최근 국제적으로 마약 단속이 심해져 범죄조직이 선량한 여행객을 운반책으로 삼는 일도 있거든요. 주부와 대학생들이 이런 일에 억울하게 휘말리기도 합니다. 나는 모르고 가져왔다? 면책될 수 없는 거 아시죠? 부탁한 사람은 물론이고 모르고 운반을 해준 사람도 법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됩니다.
보니까 마약 같은 위험 물품은 없는 것 같다고요? 그런 게 없어도 문제는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필리핀은 해외에서 산 모든 물건을 세관에 신고하도록 하는데, 만일 그 가방 안에 우리나라에서 새로 산 시계나 화장품 등의 물건이 나온다면 많은 세금이나 벌금을 물게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본인의 물건이 아니라고 세금 및 벌금 납부를 거부하면, 입국이 안 되거나 현지 경찰에 인계되는 일도 생길 수가 있다고 하니 모르는 사람이 대리운반을 부탁한다면 받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