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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행정 감동체험 STORY ★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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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_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부산세관 감시2관실 양석현 관세행정관의 수기

 

 

작년 8월 중순쯤의 일입니다. 선용품공급업체 사장님이 앳되어 보이는 여직원을 데리고 사무실로 찾아오셨습니다. 앞으로 함께 일할 사람이라며 소개를 하기에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 직원은 20대 초반의 중국인으로, 대학까지는 중국에서 다니고 한국에서 대학원을 졸업한 사회초년생이라고 했습니다. 한국말을 곧잘 하기는 하나 뜻까지 완벽하게 파악하는 것은 조금 부족해보였습니다. 당시 첫인상으로는 기대만큼 긴장도 많이 하던 모습으로 기억합니다.

 

선용품 공급업체 직원들은 내․외국 선용품을 적재․하선하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사무실을 방문합니다. 그 중국인 직원 역시 하루 2~3회 방문을 하는데 입사한 지 한 달이 다 되어서도 기초적인 업무조차 모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쭈뼛거리며 무언가를 말할 듯 말 듯 뜸을 들이기에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모르고 일을 잘못 처리하면 처벌을 받을까요?”
라고 묻는 겁니다. 벌금 등을 내게 되는 처벌을 받으면 회사에 피해를 입히게 되어 해고를 당할지도 모른다면서요. 몇 마디를 더 나눠보니 세관업무를 잘 몰라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불안감이 커보였습니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일을 확실히 배우고 싶은데, 회사에는 근무인원이 적어 바쁘게 돌아가기 때문에 물어볼 곳도 없는데다가 자신은 외국인이라 세관업무를 익히는 것이 무척 어렵다고 하더군요.

 

그 때, 산하세관에서 민원담당자로 일했던 3년의 경험과 자료들이 이 직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다 알고 있는 지식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기도 해서 저는 그 직원이 묻는 것들을 쉽게 풀어 알려주었습니다.

 

처음엔 선용품에 대한 질문을 하기에 대략적인 내용을 알려주고, 그림을 그려가며 이해를 돕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설명을 들은 직원은 실례가 안 된다면 다음번에도 좀 더 배울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저는 당연히 가능하다고 답해주었습니다.

 

그 다음에 찾아왔을 때는 미리 준비해두었던 자료와 상품의 흐름도로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더불어 세관의 감시시스템, 수입, 수출, 환급, 무역 등에 대한 전반적인 큰 틀의 내용까지 알려주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방문할 때마다 조금씩 설명해주는 일을 반복하기를 두 달, 그 직원은 업무에 자신이 생겼다며 기뻐했습니다.

 

때로는 황당한 질문도 하고, 업무가 바쁠 때는 버겁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족 하나 없이 외로이 타국에서 일하고 있는데, 업무만큼은 불안하지 않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선용품이나 외국무역선 승선 관련 업무만이라도 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세관의 전반적인 업무와 상품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물류 업무절차는 어떤지, 관련하여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체계가 잡혔다고 하는 말에 어찌나 뿌듯하던지요.

 

요즘은 선용품은 물론, 수출 갈음, 정정 등도 막힘없이 척척 처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모르는 게 있으면 어떡하죠?”라고 묻는데, 그때마다 “무엇이든 세관직원에게 물어보면 돼요.”라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세관직원인 저를 통해 한국의 따뜻함과 친절함을 느꼈다는 칭찬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제공 : 2015년 관세행정 감동체험 스토리 공모전(부산본부세관 세관운영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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