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담배가격이 인상된 지 어느덧 1년이 흘렀습니다. 지난 1년간 인천공항세관에서도 담배 밀수와의 전쟁을 치르느라 골머리를 앓았는데요. 대부분 밀수주체는 중국, 우즈베키스탄, 동남아 등지를 오가는 보따리상들로, 현지의 값싼 담배나 면세점의 면세담배를 다량 구입한 후 국내로 들여와 판매하여 이익을 남기고 있습니다.
워낙 빈번하게 적발되는 담배 탓에 항상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만큼 밀수 유형도 다양하고, 재미있는 사례도 많았기에 몇 가지 소개해 드릴게요~
1. 내 눈에만 안 보이면 돼~~~ : 은닉형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담배를 밀수할 때 가장 원초적인 방법이 담배를 안 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우즈베키스탄 보따리상들은 담배 한 보루 크기에 딱 맞춘 주머니를 옷 속에 박음질해 숨겨오기도 합니다.
우즈벡 여성들은 몸집이 큰 편이라 진짜 자신의 몸인지, 뭔가를 숨긴 옷인지 신변검색 전까지는 분간이 잘 가지 않습니다. 은닉이 확실한 것 같아 만져봤다가 진짜 배여서 괜히 미안해지는 일도 있었습니다ㄷㄷㄷ
또 다른 수법으로는 우즈벡에서 흔히 가지고 오는 커다란 빵의 속을 파내고 그 안에 담배를 숨기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렇게 한다고 X-RAY 판독과 직원들의 눈을 피해갈 수는 없는 법인데도 말이죠.
2. 힝, 속았지? : 눈속임형
꽤나 치밀하고 지능적인 수단입니다. 밀수꾼들은 주로 담배를 기내수하물, 즉 핸디캐리로 반입합니다. 기탁으로 부쳤다가는 X-RAY 판독에 적발되기 때문입니다.
마치 문제없이 X-RAY 판독을 통과한 기탁화물처럼 위장하기 위해 출국하면서 붙인 기탁수하물표를 일부러 제거하지 않은 채 핸디캐리로 들고 입국하기도 하구요. 다른 짐에 붙은 기탁수하물표를 뜯어 담배가 들어있는 핸드캐리에 붙이다 세관직원에 적발되기도 하였습니다.
아, 많다 많다 많다 많아~
3. 아몰랑~ 도망갈 거란 말양! : 도주형
가장 막무가내인 스타일입니다. 세관직원의 눈을 피해 입국장으로 돌아다니며 눈치를 보다 여행객이 많이 몰릴 때 조용히 휩쓸려 나가려 합니다. 그러다 잡히면 신고서를 안 썼다며 다시 들어가 다음 기회를 노립니다. 이 중 열의 열은 호주머니에 멀쩡히 신고서가 들어있는데요. 신고 되어있는 걸 본 적은 없습니다.
세관검사를 받다가 담배가 적발되면 여권이고 물건이고 다 버리고 냅다 뛰어나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중 한 아주머니는 잡히자 극렬히 저항하며 직원 둘을 너덜너덜하게 만들어 운동의 필요성을 깨닫게 해주기도 하셨죠.ㅜㅜ
한국이 처음인 아내에게 담배를 맡기고 자신은 유유히 입국장을 빠져나간 무정한 보따리상도 있었습니다. 돈도 핸드폰도 연락처도 없었던 그 아내가 너무 안쓰러워 목적지를 어찌어찌 수소문해주었고, 택시비까지 빌려주었습니다. 물론 그와 별개로 담배 압수와 벌금은 피할 수 없었지만요.
담배는 대표적 고세율 품목인데다 한 사람당 한 보루씩만 면세입니다. 그 외에는,
① 관세=과세가격*관세율(40%) |
이만큼 부과된다는 것. 이 점을 참고하셔서 세금폭탄 피하시고요. 담배, 몰래 들여오는 움직임, 다~ 지켜보고 있다고요! (◐_◐)(◑_◑)
기사 제공 : 인천공항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