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세관 조사국에 세관조사요원이 떴다! 세관조사요원? 요원이라면 영화 속에서 보이는 검은 슈트의 선글라스를 쓴 요원인걸까요? 그의 정체가 궁금해지네요. 세관조사요원의 은밀한 하루 한번 살펴보아요.
저는 오늘 세관요원의 하루를 낱낱이 파헤치기 위해 부산세관 외환조사관실을 방문하였습니다. 관세청의 외환조사관실에서는 외화유출 등 국내 산업기반을 취약하게 만들고 국제경쟁력을 악화시키는 불법외환거래를 조사 및 수색 하는 중대한 업무가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사무실 안의 많은 세관 요원 분들이 집중하여 일하는 모습에 발소리를 내기 힘들었습니다. 눈에서 레이저가 나올 것 같았거든요. 정말 열심히 일하고 계시죠? (갑자기 책상을 깨끗이 정리하시고 급 집중하셨다는 것은 절대로 비밀입니다. ^^;;)
외환세관조사요원의 주요임무는 혐의가 있는 업체, 대금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은 업체, 물품의 문제 및 신고가 들어왔을 때 시작되는데, 일반조사와 외환검사로 나누어 집니다.
일반검사는 위와 같은 과정으로 이루어지고, 이러한 총 과정이 보통 6개월, 길면 1년까지 이루어집니다. 신고가 들어온 업체의 정보를 분석하며 혐의가 의심되는 경우, 조사방향성을 설정한 후 조사를 시작하며, 조사보고서를 작성 후 압수수색영장을 발급받게 되는데 압수수색영장이 기각되면 절차가 더 복잡해지고 과정이 길어져서 더 힘든 사건이 된다고 하네요. 자료를 압수한 후 피의자를 소환, 심문하는 과정을 거쳐 혐의가 인정된다면 수사보고서 작성 후 고발을 마무리로 사건이 종료됩니다.
외환검사는 이러한 과정으로 이루어지며, 혐의 불충분 및 송금, 영수내역이 불일치할 때 1~2주간 업체로 가서 자료를 수집하여 외환검사를 실시합니다. 이 때 혐의가 해결이 되면 사건은 종결되지만, 혐의 인정이 되면 일반조사 과정으로 넘어가게 되죠. 더욱더 이해하기 쉽게! 세관조사요원의 하루를 스토리로 만나보겠습니다. ^^
관세청 부산세관 7급 수사관 L씨(39세, 남)는 전날 긴급히 들어온 밀수신고 제보 때문에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전 8시 30분, 부산세관. 전날 들어온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CRETOP, DRAT (기업정보를 검색하는 사이트) 등 을 이용하여 업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신고가 들어온 물품의 수입경로에 대해 조사한다.
오늘은 조사국 당직이 있는 날. 당직이 아니었다면 평소처럼 이번 주에 있을 피해자 신문자료를 준비했을 텐데 오늘만큼은 당직이 반갑다. 조사 중이던 업무를 잠시 멈추고, 부산지방검찰청에 갈 준비를 한다.
오전 9시 30분, 각 조사계의 수사지휘, 압수수색영장신청 등의 서류를 인계받아 검찰로 향한다. 검찰에 도착한 후 저번 주에 넣어두었던 수사지휘건의서를 확인한다. “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서류를 받아들고 세관으로 복귀한다.
오전 11시 20분, 검찰에서 받아온 서류를 배분하고 오전 업무를 정리한 후, 12시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구내식당에서 꿀맛 같은 밥을 먹고 다시 사무실에 앉았다. 조사국장에게 오늘까지 보고할 업무가 산더미다. 보고 내용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오늘도 야근 예약이다. L수사관의 오전 일과는 정신없이 흘러간다.
본격적인 업무는 오후부터 시작이다. 밀수신고 사건관련 보고서를 작성하고, 관련업체 압수수색 갈 준비를 한다. 물품을 실은 컨테이너가 곧 부산항에 입항한다고 하니 지체할 수 없다. 만에 하나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되기라도 하면, 모든 일이 흐트러지게 된다.
신경이 곤두설 수 밖에 없는 순간이다.
오후 5시50분, 오늘도 야근을 위해 저녁을 배달시키고 업무에 집중한다. 민원부서에 있는 다른 직원들은 일찌감치 퇴근을 준비 중이다. 퇴근하는 동료들을 뒤로하고, L수사관은 다음 주에 있을 외환검사보고서를 작성중이다. 이번에는 혐의가 분명한 대기업 사건이다. 자신의 수사능력에 따라 국정과제인 지하경제양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일은 고되지만 한편으로는 보람을 느낀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밤 8시, 쯤 짐을 챙겨 부산세관을 나섰다. 오늘은 그나마 다른 잡무가 없어 평소보다 일찍 끝났다. 조사부서에서 근무하면 상대적으로 업무강도가 높고 야근도 많지만 업무에 보람이 느낄 때가 많다. 몸은 고되지만 사회정의에 기여한다고 생각하면 할 만하다고 여기며, 오늘도 L씨 퇴근길 버스에 잠시 눈을 붙인다.
이렇게 외화조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주시고 계시는 세관요원 한 분과 인터뷰를 할 수 있었는데요, 정말 유쾌하고 재밌는 분이라 정말 즐거운 인터뷰가 되었습니다.
Q. 세관요원으로서 업무과정 중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언제인가요?
A. 요즘도 힘들고..가장 심적으로 힘든 상태입니다. (하하) 항상 일은 바쁩니다. 칼퇴근(정시퇴근)은 거의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장 힘든 점은 하나의 사건처리 과정이 보통 6개월이 걸리는데, 그러한 사건이 여러개 겹쳐서 일이 시작과 끝없이 연속적으로 맞물릴 때가 가장 힘이 듭니다.
Q. 아 일이 연속적으로 맞물려있다면 스트레스가 심하시겠네요. 그렇다면, 가장 보람 깊었을 때는 언제인가요?
A. 없어요. (단칼)
Q. 네? (당황)(그래도 말하셔야 해요;)
A. 아 장난입니다.(하하) 사건들의 연속성이 있긴 하지만, 하나의 사건을 끝내고 서류를 마무리 짓고 검찰로 송치했을 때 뿌듯함을 가장 많이 느낍니다. 또한 정말 악질이 높고 고의성이 있는 업체를 조사하고 송치할 때 정의성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조사과는 1년 정도 지나야 업무나 흐름파악이 돼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악질이 높은 업체 등 을 법에 앞에 세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자, 여러분! 세관조사요원의 하루를 생생하게 느끼실 수 있었나요? 저에게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과정이라 최대한 쉽게 풀어내려고 했는데 이해가 쉬었길 바라며, 마지막으로 생생한 이야기 전해주시고 친절히 인터뷰에 응해주신 부산세관 외환조사관 세관직원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정확한 정보를 전해주시기 위해 노력해주신 ‘이향래 외화조사관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우리나라의 외화를 감시하는 중요한 임무수행과 앞으로도 멋진 수사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