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하면 추수, 수확과 같은 이미지 때문에 먹을거리 생각이 많이 나는데요. 해외에서 한국인들만 먹는 음식 5가지가 있다고 해요. 개인적으로 번데기나 홍어를 생각했는데 기사를 보니 골뱅이, 깻잎, 간장게장, 미더덕,도토리라고 하더라고요.
간장게장은 식문화가 달라서 그렇고, 골뱅이랑 미더덕은 생김새 때문에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가려는데 깻잎과 도토리는 정말 의외였어요. 이 중 도토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예전에 음악이나 미니홈피 꾸미던 그거 아니고요>
도토리는 갈참나무, 졸참나무, 물참나무, 떡갈나무의 열매를 통틀어 부르는 것으로, 보통 도토리 하면 다람쥐가 함께 생각날 정도로 바늘과 실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도토리로 묵도 쑤어 먹고, 그 묵을 응용한 요리도 다양하죠. 포털사이트에서 ’도토리’를 검색해봤더니 도토리를 핵심으로 하는 요리가 478개나 된다고 하네요. 이렇게 많이 먹는 도토리를 다른 나라 사람들이 안 먹는다니.
문제는 이런 일 때문에 또 하나의 해프닝이 벌어졌다고 해요. 도토리의 HS코드가 2308.00.1000이 된 것!
참고로 HS코드란 국제통일삼품분류체계에 따라 대외 무역거래 상품을 총괄적으로 분류한 품목 분류 코드에요. HS코드 번호에 따라 관세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수출국에서는 관세율이 낮은 코드를 선호하고, 수입국에서는 관세율이 높은 코드를 선호함으로써 분쟁이 발생하기도 해요.
대표적인 예가 바로 DMB 휴대폰이에요. 한국에서는 휴대전화로 분류하는데, 독일에서는 DMB폰을 텔레비전 수신기로 분류해요. 휴대전화는 관세를 물지 않는 데에 반해 텔레비전 수신기는 14%의 관세가 부과되어 우리나라 수출기업에게는 불리해요. 독일의 경우 첨단산업이 거의 모든 방면에서 발달했지만, 휴대폰 제조 산업의 경우 우리나라나 미국, 혹은 다른 나라보다 규모도 작을 뿐더러, 유명한 기업도 없어요. 이러한 조치를 통해 자국 휴대폰 산업을 보호하려는 의지로 해석해도 되겠죠.
도토리로 다시 돌아와서, 도토리의 HS코드는 2308.00.1000이에요. HS를 해석하는 방법은,
앞의 1~2자리는 상품의 군별 구분, 3~4자리는 소분류로 동일류 품목의 종류별, 가공도별 분류, 5~6자리는 세분류 동일호 내 품목의 용도 기능에 따른 분류이고 7자리부터는 각 나라에서 세분화 하여 부여하는 숫자죠.
그럼 앞에 있는 2308을 볼까요. 이게 도토리의 상품의 군별 구분이니까요.
<아니 기자양반. 사료라니?!?>
도토리는 우리나라밖에 먹지 않아서 그런지 사료용의 식물로 분류되어 있네요. HS코드에는 이런 황당한? 재미있는! 분류가 꽤나 있다고 합니다.
몇 가지를 더 소개해보면 요즘 유행하는 드론의 경우 놀이, 유희목적은 HS 9503.00호, 운반용도의 경우에는 기타의 항공기가 분류되는 HS 8802호,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하여 촬영을 목적으로 하는 드론은 HS 8525.80호에 분류하고 있습니다. 3가지 모두 HS코드상의 분류가 다르며 그 목적에 따라 분류되었죠.(카메라류, 헬리콥터, 완구류)
또 불고기 피자의 경우 고기를 전체 중량 중 20% 초과하여 함유한 경우 육류의 조제품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국내 식품법상 피자라고 불러도, 관세율표에서는 제 1905호의 베이커리제품이 아닌 제 1602호에 분류되는 것입니다.
도토리가 사료라고 해서 기분 상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마지막으로 희소식을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농산물중 가장 큰 교역상대인 중국을 예를 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먹는 고추의 경우 식용작물로 기본세율이 20%인 반면, 도토리는 사료용 식물이라 기본 세율이 5%밖에 되지 않습니다. 보다 낮은 관세가 부과돼서 더 저렴하게 소비자들이 접할 수 있게 된 거죠!
정책기자단 3기 최우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