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 휴대폰이 중국으로 간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예전에 듣기로, 국내에서 잃어버린 핸드폰의 위치가 중국으로 잡히는 경우가 있기에 불안했던 적이 있는데요. 어느 순간부터 이런 얘기가 쏙 들어갔는지 안 들리네요. 뭔가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서, 인천본부세관을 찾아갔습니다.
인천공항은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입니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 한국을 방문하는 사람, 마중과 배웅을 하는 사람들로 늘 북적거립니다. 공항을 떠올릴 때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랍니다. 오늘은 일반적인 여객기능이 아닌 수출입의 장소로 바쁘게 움직이는 인천공항의 모습을 봅니다.
여객터미널의 분주함과 활기 넘치는 모습과는 다르게 오고 가는 차량 몇 대뿐인 한적한 곳. 화물터미널이 있는 인천본부세관의 다양한 업무 중, 중고 휴대폰 수출입에 대한 이야기를 수출입통관국 공항수출과 황규현 관세행정관에게서 들어봅니다.
스마트폰이 급증하면서 휴대폰 분실-도난 사건이 많아졌던 2010년대 초반. 소유주의 손에서 멀어진 길 잃은 휴대폰은 업자들의 손을 통해 해외로 밀반출되어 국제 미아가 된다는 설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것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수출통관된 중고 휴대폰 현황을 보면 인천세관을 통해 수출된 비율이 어마어마합니다.
<중고 휴대폰 수출통관 현황>
| 2013 | 2014 | 2015 | 2016 |
전국세관 | 20,167 | 14,154 | 13,014 | 10,414 |
인천세관(비중) | 15,678 (77%) | 7,835 (55%) | 4,489 (34%) | 4,495 (43%) |
어떤 노력들이 중고 휴대폰 밀수출을 근절시켰는지 궁금했는데요. 아래 네 가지를 집중적으로 단속한 결과가 잘 나타나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① 새로운 선별기준 개발, 테마별 기획선별
② 완성품뿐만 아니라 주요 부분품까지 심사 강화
③ 적정 강도의 통관관리를 유지하면서 우범성 높은 거래형태에 중점을 두고 현행 선별율에 준하거나 소폭 조정하여 탄력적 운영
④ 김포‧구로‧부평‧안양세관과의 정보공유 강화
수출 시 품명‧세번을 허위 신고하는 위험성이 높은 우범화주를 타깃으로 그들이 수출하는 중고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다른 신고 물품을 불시‧기습선별해서 심사를 합니다. 또한 우범화주의 해외구매자와 거래하는 다른 수출자의 수출물품까지 선별해 심사해 선별사각지대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끊임없이 중고 휴대폰 불법수출에 대응하고 사전예방으로 차단함으로써 인천본부세관을 통한 도난·분실 휴대폰 적발은 2015년 1건, 2016년 0건으로 현재 밀수출이 거의 사라졌다고 합니다. 더 이상 도난·분실된 중고 휴대폰이 세관을 통과해 해외로 반출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빠져나가는 것만큼 어려워졌다는 것입니다.
분실·도난 중고휴대폰을 선별하기 위한 심사에는 인내와 끈기를 요하는, 단순하면서도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IMEI 번호조회가 있었습니다.
IMEI 번호조회는 일반인들이 알아두면 좋을 정보이기도 하여 소개합니다.
개인정보가 가득한 스마트폰을 잃어버렸다면 단말기자급제 사이트를 이용해휴대폰 도난‧분실 조회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www.단말기자급제.한국을 조회하면 사이트로 연결되고, 분실‧도난 조회가 가능합니다.
조회 시 IMEI(국제모바일기기식별코드, 이동전화기 출고 시 제조사가 부여하는 국제고유 식변번호 (15자리). 2012년 5월 이전 출고된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IMEI번호가 없어 모델번호와 일련번호로 조회)를 기재해야 하는데요. 안드로이드 폰은 배터리를 분리하면, 아이폰은 폰의 뒷면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그런데 휴대폰 베터리를 분리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정말 작은 글자와 숫자로 조밀하게 적혀 있어 눈을 부릅뜨고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빈번히 번호를 틀릴 수 있지요. IMEI 번호조회는 바코드처럼 기계로 인식할 수 없기에 관세행정관들이 직접 육안으로 번호확인 작업을 거쳐서 도난·분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느 순간 중고 휴대폰의 해외 밀수출이라는 불안감이 사라졌습니다. 다양한 정책, 상호 공조, 불시·기습 선별, 그리고 IMEI 번호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등을 굽히고 오랜 시간 작업하는 관세행정관들의 노력 덕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범수출업자들은 중고 휴대폰 밀수출을 위해 통관지 변경, 일련번호 훼손 등 다양한 수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통관검사를 회피하기 위한 수법 역시 지능화되고 있지만 적발될 수밖에 없지요. 대한민국의 관세국경에서는 디지털·아날로그 방식을 모두 동원하여 밀수출을 걸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