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갈 때면 한 번쯤 면세점을 둘러본 일이 있을 겁니다. 고가품은 못 사지만 화장품이나 선물용 주류와 같이 면세점을 통하면 싸게 살 수 있는 물품들은 주로 해외여행 때 구매 계획을 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이 과거에 비해 나아지면서 해외 여행객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그들의 구매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경제 규모와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과 비교하면 면세 한도가 너무 적다는 여론을 반영하여 2014년부터는 기존 미화 400불에서 미화 600불로 면세 한도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면세로 어떤 물품을 어느 한도까지 살 수 있는지 궁금해 합니다. 또한, 많은 사람이 내국인 ‘구매한도’와 ‘면세한도’를 혼동합니다.
살 때는 미화 3,000불까지 가능하다고 하는데, 가지고 들어올 때는 미화 600불까지만 면세가 된다고 하지요. 면세점은 외국인 여행객의 쇼핑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제도입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물건을 사서 나가는 경우에는 세금을 깎아주는 게 아니라 아예 세금을 붙이지 않는 겁니다. 물건을 수출하는 거나 같은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사진1> 신고물품 기재란
우리나라 사람이 외국에서 소비하거나 사용하기 위해 물건을 사는 경우에는 이왕이면 국내에서 사서 가라고 외국인들과 같은 면세 혜택을 주는 겁니다. 국내에서 외국으로 나갈 때만 이용 가능하며, 총 미화 3,000불까지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건을 사서 가지고 들어올 때는 수입에 해당하므로 내․외국인을 불문하고모든 물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게 맞습니다. 다만 적은 금액의 물품에 대해 모두 세금을 부과할 경우 관리상의 어려움이 있어 일정 금액을 면세합니다. 해외여행 시 국내 면세점이나 해외에서 구매하여 국내로 반입하는 물품들은 미화 600불까지만 면세 혜택이 있습니다.
술, 향수, 담배 이 세 항목은 별도의 면세범위를 적용합니다. 술은 1L 이하이면서 미화 400달러 미만 한 병, 담배는 한 보루(200개비), 향수는 60mL 이하인 때만 면세 적용을 받습니다.
<사진2> 이탈리아 여행에서 사 온 양주와 와인
얼마 전 이탈리아 여행 중 와인을 먹으려고 샀다가 한 병을 못 먹고 가져올 상황이 되었습니다. 버리고 오자니 아깝고 먹자니 다 못 먹을 것 같고, 가격도 저렴해 가져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출국할 때 술 좋아하시는 아빠 선물로 양주 한 병을 산 상황이라 주류는 면세 한도를 채운 상태였습니다. 더는 주류는 가져갈 수 없는 것인지 고민했었는데 정말 그럴까요? 아닙니다. 면세한도에 포함되지 않아서 세금을 내야 할 뿐이지요.
<사진3> 자진 신고하는 여행객들
면세 한도는 세금을 면제받을 수 있는 범위를 규정한 겁니다. 모든 구매 물품은초과한 부분에 대해 세금을 내면 가지고 들어 올 수 있습니다. 단, 주류의 경우다른 적용을 받습니다. 초과한 부분에 대해서만 세금을 부과하는 게 아니라, 가격이나 용량을 초과한 술 1병은 아예 면세를 받지 못 합니다.
그럼 면세 한도를 초과한 물품을 구매한 경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당연히 자진 신고하는 게 좋습니다. 면세 한도를 초과한 물품에 대해 자진 신고하는 경우 세액의 30%(최대한도 15만 원)를 감면해 줍니다. 하지만 자진신고하지 않고 있다가적발된 경우 가산세로 세액의 40%를 추가로 내야 합니다. 더욱이 2년 내 2회 이상 적발될 경우 가산세가 60%까지 올라갑니다.
몰래 가지고 올려다 적발되면 공항에서 망신 뿐만 아니라 비싼 세금 때문에 통관도 못 하고 반송도 못 하는 애매한 상황에 닥칠 수 있습니다. 즐거운 해외여행 면세 한도 내에서 알뜰하게 쇼핑하는 게 제일 좋겠죠. 하지만 면세 한도를 초과했다면 세금 할인도 받고 양심에 가책도 없는 자진 신고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